가까운 지인의 초청을 받아 강원도 문막 근처에 있는 '법륜사'라고 하는 사찰에 잠시 다녀왔다. 법륜사는 일붕선원(세검정 소재)을 종단으로 두고 있는 것 같다.
일행과 서현역에서 만나서 가는 중에 새벽부터 거세개 내리던 비는 자동차가 문막 근처에 이르자 운 좋게 그쳤다. 비 때문인지 도로가 한산해서 생각보다 일찍 법륜사에 도착했다.
동네 한 켠에 주차하고 법륜사까지 약 500m 걷는 산길은 가을의 마지막을 연주하는 듯 바람결에 휘날리는 솔잎과 온통 낙엽으로 덮여 있다. 부스럭 거리며 밟히는 낙엽에 힐링은 덤으로 따라오지 않나 싶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법당을 에워싸고 있는 산세는 방문객을 향해 "편안함 제공"이런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법당 마당에서 내려다보이는 경치는 감탄사를 자아내는 데 부족함이 없지 않았나 싶다.
보현 스님 안내로 자신이 정진하거나 명상할 때 활용하고 있다는 토굴과 자연 법당, 자연 신신각을 둘러보면서 수많은 돌부처가 궁금해서 문의했더니 돌부처 한 분 한분 신도들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절 밥은 언제 먹어도 꿀 맛이다"는 일행의 덕담이 사실임을 증명하 듯 스님이 내놓은 호박죽, 총각김치 등은 감칠맛 바로 그것 아닌가 싶다.
십여 년에 걸쳐서 가꾸고 있다는 법륜사가 언제쯤 제대로 된 도량으로 탈바꿈해서 더 많은 신도들과 방문객이 찾게 될지 궁금하고 또 많이 기대된다.
1만 6천여 평에 이르는 임야에 "별을 헤는 집" "황토집" "연꽃 마을" "산책로" 등을 조성해서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힐링타운을 구상하고 있다"며 윤경숙 대법사님과 맞장구를 치신다.
비가 그친 뒤라서 인지 주변 산의 나무는 모두가 각기 고유 색깔의 단풍 옷을 입고 마지막 자태를 뽐내는 것 같다. 푸른 소나무와 뒤섞여 있는 모습이 보기에 너무 예쁘다.
상추객을 위해 한껏 경연을 펼친 후 바람결에 날리다 포도 위에 나뒹구는 낙엽을 밟으면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한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