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Dec 19. 2023
국민의힘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을 놓고 갑론을박하면서 쉽게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 같다. 정작 당사자인 한동훈 장관은 느긋한데 당에서 친윤, 비윤 편갈라 난리법석 아닌가 싶다.
어쩌면 한 장관은 "정말 내가 필요하다면 콘클라베 형식을 통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시오"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면 대단한 배짱과 전략 아닐까 싶다.
만일 콘클라베 형식을 통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위촉된다면 한 장관의 당 장악은 생각보다 쉽다고 본다. 문득 "서울의 봄" 영화에서 전두광이 내뱉은 "힘센 놈 앞에 머리 조아리는 게 인간 심리"라는 말이 회자된다.
권력은 국회의원 횟수와는 별개라는 얘기가 있다. 아무리 오랫동안 여의도 국회 밥을 먹더라도 힘센 권력이 나타나면 경주하듯 달려가 무릎 꿇고 주군으로 모시려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래전에 안철수 의원이 대선에서 패배한 후 당 대표 선거에 나갈지도 두고 고민할 때 잠시 만난 적이 있는데 당시 그는 "정동영, 천정배 후보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차라리 선거 후 등장하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했던 것 같다.
그래서 "누가 당 대표되는 게 각 후보한테 유리할지 분석하므로 당신이 대표가 된다. 아울러 선거에서 패배하면 당 존립조차 위협받는 데 무슨 의미가 있는가?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어떻게 패배의식을 갖고 있는가?" 조언했더니 기자회견 후 당 대표에 출마한 걸 본 기억이 있다.
"지도자는 전략과 배짱을 가져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한 장관이 향후 대통령 꿈이 있다면 지금의 난관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주연을 맡지 않는다면 정치 미래에 어떤 희망이 있을까?
아울러, 윤 대통령 옆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을 두려워한다는 소문이 있다. 즉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된통 당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다들 할 말 못 하고 숨죽이고 있다면 그게 어디 정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위촉된다면 신속한 당 장악과 병행해서 대통령실과의 확실한 관계 설정을 해야 한다. 그래야 본인의 정치 미래가 펼쳐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장관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