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 걸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세상에 태어난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어떤 것인지는 부모 등 가족을 통해서 제일 먼저 학습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부모와 자식 간에 부딪히면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는 "어떻게 너 같은 것을 낳았는지 모르겠다" "누가 낳아 달라고 했나요" 같은 푸념 아닐까 싶다.


삶을 살아가면서 간혹 떠올려 보는 게 있다면 "인생의 목적어"에 관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인생의 목표가 되는 가장 소중한 단어 중 하나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의 목적어"를 설문조사한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는데, 믿음과 신뢰, 감사와 고마움, 우리와 함께, 설렘과 두근두근 등 총 3,063개였다고 한다.


그중에서 1위 가족, 2위 사랑, 3위 나, 4위 엄마, 5위 꿈, 6위 행복, 7위 친구, 8위 사람, 9위 믿음, 10위 우리, 16위 돈, 17위 건강 순이었으며 아버지는 엄마보다 한참 아래인 23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을 '엄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엄마'를 네 글자로 표현하면 "미안해요", 열두 글자로 표현하면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했어요"라고 한다.


세상에 태어나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엄마' 아닐까 싶다. 아기 눈에 비친 세상은 엄마가 있는 풍경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엄마의 말과 행동, 엄마의 표정 모두가 아기의 것이 되어 간다.


아기가 젖을 빨며 엄마의 사랑을 흡수하듯 엄마의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이처럼 엄마와 아기 사이의 밀착은 영원할 것 같고 누구도 둘을 갈라놓을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식'은 나이를 먹으며 점차 몰래 엄마를 떠나는 연습을 한다. 엄마를 떠나면 '친구'라는 또 다른 재미있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사랑'이라는 매우 특별한 감정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것은 자신이 수백 번도 더 속삭였던 엄마 '사랑해'에 붙은 그 사랑보다 수백 배 더 짜릿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결국 자식은 '독립'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앞세우며 엄마 곁을 떠난다. 하지만 그것은 자식에게나 독립이지 엄마에게는 '분리' 다름 아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떠나는 게 아니라 떨어져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팔과 다리 하나씩 뚝 잘려 나가는 것 같다.


그러면서 자식은 1년에 한두 번 얼굴 부딪치는 게 전부인 자신만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러다 자기 딸의 엄마를 지켜보다 문득 자신의 엄마가 생각나면서 눈가를 촉촉이 적신다. 이것이 '삶' 아닐까 싶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께 묻고 싶다. "죽는 날까지 가져가고 싶은 당신의 단어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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