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Existence precedes essence)는 실존주의 철학의 핵심 명제 중 하나로,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에 의해 체계화되었다.
이 문장은 인간의 본질과 자유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되며, 사르트르의 무신론적 실존주의를 대표한다.
첫째, 기본 의미
이 명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개념을 전제한다.
1. 본질(Essence)
어떤 존재가 가지고 있는 본래적이고 고정된 특성, 즉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목적이나 성질"을 뜻한다.
2. 존재(Existence)
실제로 '여기' 존재하고 있는 사실, 즉 지금 이 순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르트르는 인간 존재에 대해 "우리는 먼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이후에 스스로 본질을 만들어간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고정된 본질이나 운명(예, 신이 정해준 역할)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철학적 배경
1. 전통적인 철학(특히 아리스토텔레스, 중세 스콜라 철학)은 모든 사물이 정해진 본질(예, 목적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2. 사례
칼은 "무언가를 자르기 위한 도구"라는 본질을 가지고 만들어진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이런 고정된 본질이 없다고 주장한다.
즉, 인간은 목적 없이 이 세상에 던져진 상태로 존재하며, 스스로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본질을 형성해 간다는 것이다.
셋째, 인간의 자유와 책임
사르트르의 명제는 "인간이 전적으로 자유롭다"는 사실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1. 자유의 필연성
인간은 어떤 고정된 본질이나 계획에 의해 구속되지 않는다. 즉, 우리는 스스로 삶의 목적과 의미를 선택할 자유를 가지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외부에 정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에 달려 있다.
2. 책임
완전한 자유는 동시에 막대한 책임을 수반한다. 우리의 행동과 선택은 삶의 본질을 결정하며, 그 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사르트르는 이를 "인간이 자기 삶의 저자(author)"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넷째, 적용 예시
1. 사르트르가 말하는 인간과 신
만약 "신이 존재하며 인간을 창조했다"고 가정한다면, 신은 인간의 본질을 설계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우리는 신없이 스스로의 존재를 만들어가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2. 직업과 정체성
예를 들어, "나는 선생님이다"라는 정체성은 내가 선생님이 되기로 선택하고 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형성된 것이다.
이것은 "본질(선생님)이 먼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나의 선택(존재)이 본질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이다.
3. 삶의 목적
사르트르는 삶의 목적이나 의미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삶의 방향은 각 개인의 선택과 행동에서 비롯된다.
다섯째, 비판과 한계
1. 완전한 자유의 부담
사르트르의 관점에서 자유는 필연적으로 불안과 고통을 수반한다. 그런 일을 "실존적 고독" 또는 '불안'이라고 표현한다.
2. 사회적 맥락 무시
개인이 "스스로의 본질을 창조한다"고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역사적, 경제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맥락을 간과한다는 비판도 있다는 점을 참고한다.
결론적으로,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라는 말은 인간의 자유, 선택, 책임이라는 실존주의의 핵심 가치를 함축한 철학적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는 우리가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책임과 자유를 강조하며, 개인의 능동적인 태도와 선택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삶의 의미와 본질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