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음악을 듣거나 배터리를 충전할 때도 선은 귀찮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자동차 실내도 마찬가지. 이제 두 손은 운전에만 집중하면 된다. 일등 공신은 단연 블루투스. 자동차에 블루투스 기술이 들어온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자동차 속 블루투스는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시작은 2000년대 중반 카 오디오 튜닝
앰프와 스피커 튜닝이 주를 이루는 요즘과 달리 유닛(본체) 교체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비교적 적은 돈을 들여 큰 만족을 주었기 때문일까. 필자도 화려한 레벨미터의 유혹을 참지 못해 카 오디오를 바꾼 적이 있다. 귀보다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쫓은 선택이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오디오를 바꾸면 당시 귀했던 블루투스를 활용할 수 있었다. 신차로 바꿀 수 없는 상황, 꽤나 그럴듯한 이유가 된 것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블루투스 카 오디오를 선보인 건 디에스인터내셔널이다. 2006년 출시한 ‘보스(BOSS) 638b' 모델이다. 미국 보스(BOSS) 오디오의 이 제품은 블루투스를 지원 휴대폰과 연결하면 카 오디오를 핸즈프리로 쓸 수 있었다. 손을 쓰지 않고 카 오디오를 활용해 통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참고로 보스(BOSS)는 1987년 미국에서 시작한 카오디오 전문 업체로 'BOSE'와는 다른 회사다.
블루투스 기술이 널리 퍼지면서 더 간단한 제품도 생겨났다. 흔히 '동글'이라고 불렀던 블루투스 리시버다. 카오디오에는 'AUX' 입력 단자만 있으면 된다. 시중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고 별도의 시공도 필요 없다. 그냥 꼽고 블루투스만 연결하면 되니 시간과 돈 모두를 아낄 수 있는 아이템이다.
2008년 탑재되기 시작한 블루투스 카오디오
국산차에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된 건 2008년부터다. G80의 시초인 제네시스(BH)에 블루투스 핸즈프리 기능이 탑재됐다. 이후 2009년형으로 출시된 여러 모델에 블루투스 오디오가 달리기 시작했다. 통화뿐만 아니라 무선으로 음악도 들을 수 있었다. 쏘나타, 그랜저급에는 기본으로 탑재됐고 차종에 따라 등급 차이를 두거나 선택 옵션으로 제공됐다.
무선의 한계를 뛰어넘다
이제 스마트폰이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마찬가지. 음악을 듣고 길을 찾으며 대부분의 정보를 작은 휴대폰 안에서 해결한다. 요즘 가장 '핫'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무선 '애플 카플레이 & 안드로이드 오토'다.
단순히 음성과 텍스트 정보를 주고받던 블루투스는 와이파이를 만나 더욱 강력해졌다. 선을 연결해야만 쓸 수 있던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구현했다. 신호는 전부 무선으로만 주고 받는다. 자동차 스크린에 휴대폰 UI를 거의 그대로 구현해 이질감도 없다. 여기에 처음 한 번만 연결 과정이 있고 이마저도 케이블이 필요 없다. 이후에는 차에 타 시동만 걸면 알아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