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내가 세상에 태어나기도 한참 전인 이 때, 세계의 역사는 어떠했을까? 그것도 "돌리나" 라는 카메라를 만든 독일의 상황은 어떠했을까? 카메라를 먼저 알아 보기전에 나는 그 당시의 세계사를 괜히(?) 알고 싶어졌다. 왜냐면 골동품 카메라는 실상 그런 시대적인 재미가 흠뻑 묻어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1. 1936년 독일은?
1936년 독일에선 정치적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나치의 베를린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1933년 나치당이 정권을 장악한 2년 뒤 베를린에서 올림픽 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는데 독일의 민족 차별주의는 올림픽 대회 참여 여부에 대한 국제적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대안으로서 "인류 올림픽"이라는 이름으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계획되기까지 했지만 스페인 내란의 발발로 무산되었다.
결국 49개국만이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했다. 돌리나는 이 당시 독일 장인의 손에 의해 탄생하였고 뼈아픈 나치의 역사속에서 세상사람들에게 극적으로 선을 보이게 되었다
2. 1936년 하면 생각나는 사진가는?
미국의 전설적인 종군사진 작가 로버트 카파다. 1936년에 그는 대체 뭘 했는가? 그는 평생을 종군 사진가로서 전쟁으로 시작해서 전쟁으로 끝나버린 삶을 살았다. 나치정권의 탄압을 피해 1931년 독일로, 1933년에는 파리로 이주를 해야만 했던 카파는 파리에 정착한 후 본격적으로 보도 사진가로 나섰는데 돌리나란 카메라가 나온 1936년에 생애 가장 절정인 순간을 맞이한다.
그는 1936년 그의 전쟁사진 중 가장 유명한 사진으로 일컬어지는 스페인 내란에서 찍은 <병사의 죽음 Spanish Loyalist at the Instead of Peath>을 촬영해 세계적인 작가로의 명망에 오르게 된다.
3. 우리나라에는 어떤 인물이?
돌리나란 카메라가 등장한 1936년에는 우리나라 문학계의 거두가 탄생했다. 일각에서 친일파로 분류되기도 해서 논란을 빚고 있기도 한 당대 최고의 시인 미당 서정주가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으로 문학계에 등단한 해이다... 머.. 돌리나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쩝
뭐 이런 시대적 정황을 봐도 1936년 산 골동카메라가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굴러다니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지 않은가? 낡은 이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고 있노라면 타임머신이라도 탄 것처럼 과거로 돌아가 그 시대의 함성과 장면들이 고스란히 떠오르는 느낌을 차마 지울 수가 없다. 분명 생산된 첫 해인 1936년에 이 녀석을 누군가가 (지금은 세상을 떠났을) 만졌을 테고, 그는 이 사진기로 자신의 일상 그리고 소중한 가족을 기록했을 것이다.
사진의 질을 떠나 그 옛날 이야기를 왜 구차하게 한 것이냐면, 좋은 품질의 사진을 원한다면 이러한 골동카메라는 별로 적합하지 않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옛날 사람들의 잔잔한 감동이 묻어있는 이러한 빈티지 카메라의 느낌을 안다는 것은 사진의 질을 떠나 시대를 거슬러 결국 살아남은 녀석의 탁월한 생명력을 함께 공유하는 것일테다.
칼짜이즈의 'jena' 렌즈가 보여주는 맛은 세월의 흐름을 떠나서 역시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 탄성과 함께 나름대로 멋진 세상의 힘을 다시금 보여 주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녀석은 충분히 의미가 있는 카메라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