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2003년 겨울에 이 사진을 찍었으니 이 사진 속 꼬마들은 이제 어엿한 숙녀분들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젠 이 골목조차도 영영 사라졌으니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도 분간하기도 어려워졌으리라. 기억은 그렇게 가물거리며 사라졌지만 남아있는 필름의 색상은 당시의 기후와 냄새까지도 그대로 나에게 전해주고 있다. 당시 아이들의 이름이라도 물어보았다면 SNS가 이렇게 널리 퍼진 요즘 추억의 사진 한 장이나마 선물해 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