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는 데이터를 보관하지 못한다. 그래서 목적이 없는 인화물은 그 날의 디테일한 정보들을 그만 망실한 상태로 나와 조우한다. 그렇지만 아날로그는 디지털이 하지 못하는 중요한 역할을 제공해 준다. 필름이라는 원천 소스를 슬쩍 보여줌으로써 망실의 책임을 비로소 나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그 날 이후 나의 기억은 그렇게 사스러져 갔지만... 그때의 그 아스라한 심정.. 그 연민은 진하게 흑백으로 각인되었다..
다모토리, 일상속으로 떠나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