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진상회_휴일에도 바다는 쉬지 않는다
오래전 동해안 명태잡이의 전진기지였던 거진항엔 매주 일요일 새벽에 문을 여는 식당이 한 곳 있다. 거진항 선원노조가 있는 단촐한 건물에 딸린 조그만 밥집 유정식당이다. 마을사람들은 이곳을 거진상회라 부른다.
일주일에 단 하루, 일요일 아침마다 은퇴한 선장들이 여기에 하나 둘 모인다. 그리고 그날 들어온 잡어와 골뱅이등을 안주로 가져오면,주인 아주머니가 요리를 하고, 은퇴한 선장들은 그 안주를 양념삼아 오래전 바다이야기, 명태이야기, 전쟁이야기 그리고 지나간 사랑이야기들을 펼쳐 놓는다.
회비는 만원, 자격은 거진에 살아야하며 회원 모두의 만장일치로 입회된다. 처음에는 열 대여섯명 정도로 식당이 북적였지만, 지금은 대 여섯분 정도가 일요일마다 모이고 있다. 그분들의 오래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거진을 찾았다. 그리고서 비로소 깨달았다. 바다에는 휴일이 없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