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욕심마저 내려놓게 한 아름다운 시골길 <대구–부산>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있었던 남부정류장이 2016년 12월에 폐쇄되면서 그 터미널의 대표적인 시외버스 노선이었던 대구-풍각 간 완행 시외버스 노선도 이젠 영원히 사라졌다. 물론 동대구 복합터미널에서 풍각으로 가는 버스가 있기는 한데 전과 노선이 달라 운치는 없는 편이다. 하지만 대구시민들은 동대구에 복합터미널을 이전한 것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는 눈치다. 철도랑 같이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교통 선택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본래 경산시와 청도군은 철도가 오래전부터 이용되어 왔기 때문에 버스노선이 많이 없는 지역이다. 조그만 마을까지 무궁화호가 완행버스 역할을 했기 때문인데 유독 풍각만 열외여서 거기까지 가는 버스노선은 아직 건재하다. 사라진 풍각 노선버스는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한적한 시골 버스답게 기사님과 승객들의 친밀하고 사소한 대화도 재밌는 볼거리였다. 용천사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타셨을 때 버스의 모든 승객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할아버지 어디 다녀오시는 길이세요?”
“나? 용천사 갔다 와”
“거기 뭣 하러 가셨는데요?”
“응, 그냥 놀러 갔지. 내 친구가 거기 살아”
“허허, 친구 분이 부처님이라도 되시나 봐요”
“그걸 어떻게 알았어, 기사양반도 부처로구만”
아무리 귀한 사람이라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아무리 좋은 풍경도 즐길 수 없다면 사라진 것과 매 한 가지다. 사라지지 않는 것은 불행하게도 미력한 인간이 볼 때 존재하지 않는다. 풍각행 버스를 타고 부처를 만나러 가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하고 그저 미루어 짐작해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