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욕심마저 내려놓게 한 아름다운 시골길 <대구–부산>
시내버스를 타고 여행하다 보면 도시 시내버스들이 거의 대부분 CNG 천연가스버스임을 로고를 보고 알게 된다. 천연가스버스란 (natural gas bus) 압축된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를 의미한다. 이런 버스들은 기체 상태인 압축 천연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디젤 차량과 비교했을 때 매연과 미세먼지가 전혀 없고 소음 발생도 절반 수준으로 적다. 게다가 일반 경유버스에 비해 대기오염 발생량이 10분의 1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2000년부터 대기질 개선을 위해 경유버스를 CNG버스로 전환하는 정책을 줄곧 추진해왔는데, 주로 시내·외 버스에서 CNG 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국 시내·외 버스, 농어촌버스, 고속버스는 총 45,583대인데, 이들 노선버스 중 CNG 버스는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시·도별 CNG 버스 평균 보급률은 59.9%이고 서울 및 6대 광역시의 CNG 버스 보급률은 98% 수준이다.
그런데 시내버스에서는 왜 액화된 LNG를 쓰지 않고 기체 상태의 CNG를 사용할까? LNG를 보관하려면 액체질소 발생기가 필요한데,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선박과 달리 버스는 작고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액체질소 발생기를 장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연가스를 200~250 기압으로 압축한 CNG를 쓴다. 그런 이유로 기체를 쓰다 보니 액체에 비해 저장용량이 적어, 택시의 경우 LPG 통이 1개면 해결되는데 비해, 시내버스는 CNG 통이 8개나 필요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런 거대한 탱크의 폭발 위험성이다. 2010년 행당동에서 CNG 탱크가 폭발해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당시의 사고는 대우버스의 낙후된 탱크 기종 탓이기도 했지만 언제나 이러한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경종을 울린 사건이기도 했다. 재밌는 건 이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시내버스의 강자로 군림하던 대우가 몰락하고 현대가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CNG버스도 이제 전기와 수소차로 거의 대부분 대체된다고 한다. 문제는 시내버스가 아닌 디젤엔진의 전세버스들이다. 이 버스들을 친환경으로 대체하지 않고 시내버스만 바꾼다고 해서 대기질이 좋아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