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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Sep 24. 2024

마흔 넘어 태닝을 하는 이유

바디프로필 D-38. 이제 정말 코앞이다.

추석 연휴부터 태닝을 시작했다. 바디프로필을 찍을 때 태닝을 하는 이유는 피부가 어두울수록 근육의 모양이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직 완성형 몸을 갖지 못했지만 이제 약 한 달가량 남은 시점에서 태닝을 하기로 결정했다. 몸매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였다.


태닝 가격, 주기, 시간

태닝이 처음이다 보니 낯설고 어색해서 예약하는 것부터 조금 망설여졌다. 나이 먹고 태닝 하는 게 조금 창피하다는 촌스런 생각이 잠깐 스쳤으나 <마흔 된 김에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기로 마음먹었는데, 겨우 이까짓 거에 주눅 들 순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 상담 예약을 하고 남편과 함께 방문했다. PT샵과 연계된 태닝샵이 있어서 할인쿠폰을 손에 꼭 쥐고 갔는데, 생각보다 태닝 가격이 꽤 비싸서 1차 당황, 태닝 로션이 또 너무 비싸서 2차 당황했다.


먼저 태닝은 한 달 무제한이 있고, 10회, 20회 이렇게 회당 끊을 수가 있다. 태닝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피부를 태우기 위해 무제한권을 많이 쓴다고 한다. 보통 하루 걸러 하루 주 3회 정도 태닝을 하면 한 달 동안 총 12회 정도 할 수 있다.


1개월 무제한권이 1인당 25만 원인데 회당 가격보다 약간 저렴했고, PT샵과 연계된 샵이라 1개월+1개월 가능해서 2달에 25만 원(2인 50만 원)으로 끊을 수 있었다. 여기에 태닝로션 가격도 1인당 구매를 해야 해서 12만 9천 원(2인 25만 8천 원) 추가됐다. 남편과 나 2달간 태닝 하는데 총 75만 8천 원을 결제했다.(현금가)


초보자의 경우 첫 태닝은 3분으로 시작해서 매 진행시마다 1분씩 시간을 늘리다가 나중엔 15분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한다. 기계에 들어가기 전 태닝로션을 전신에 바르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 그대로 기계에 들어간다. 이때 빛을 차단하는 헬멧을 얼굴에 쓰고 들어간다. 얼굴 피부는 얇아서 피부 주름, 기미 등에 취약하기 때문에 태닝 전에 얼굴과 목에 선크림을 꼭 발라주면 좋다.  


어휴, 태닝까지 한다고?

4개월 전 처음 바디프로필을 찍겠다고 했을 때도, 이번에 태닝을 한다고 했을 때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나이 먹고 왜 그렇게까지 하는데?”였다.


‘나이 먹고 살 빼서 뭐 하게?’

‘뭐? 태닝까지 한다고? 왜?’


아마 나도 내가 시작하지 않았다면 그들과 똑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었으리라 확신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을 보며 ‘유난을 떤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직접 해보니 유난을 떠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유난을 떨면서 나를 챙기니 자존감이 올라가고 살아가는 데 자신감이 붙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초점을 맞추니 삶의 궤도가 긍정적인 쪽으로 30도쯤 방향을 수정한 기분이 들었다.


그깟 태닝이 뭐라고 이리 거창한 이야길 할까 싶겠지만 그깟 태닝이 아니라 내가 주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가는 단계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내 말이 이해될 것이다.

뒤에서 남의 목표와 노력을 폄하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인가, 주체적으로 내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될 것인가는 아주 작은 것을 시작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걸 이번 <마흔 된 김에> 프로젝트를 통해 계속해서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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