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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리터러시 Jun 29. 2016

호모 포토그라피쿠스 시대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


[요약]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소셜 미디어를 보면 마냥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일상을 하나하나 사진으로 남겨 거리낌 없이 소셜 미디어에 공개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한 장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호모 포트그라피쿠스(Homo Phtographicus)’시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호모 포토그라피쿠스 시대를 연 사람들


뉴욕타임스는 현 세대를 두고 인터넷으로 일상을 ‘모두 말하는 세대’(tell-all generation)라고 명명한 적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일상을 하나하나 남겨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 업로드 하는 사람들을 ‘인증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진 한 장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호모 포토그라피쿠스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어릴 적부터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사진을 찍은 후 포토샵을 이용해 이런저런 효과를 주는 것을 즐겼던 소년. 그는 바로 인스타그램의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입니다.


다양한 디지털 필터 효과를 통해 사진을 예쁘게 꾸민 후 여러 사람에게 공유하는 사진기반 SNS 인스타그램은 2010년 10월 세상에 나왔습니다. 초반에 인스타그램을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2012년,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가입자가 고작 3천명에 불과하고, 아무런 수익 사업도 나지 않았던 인스타그램을 10억에 인수했습니다. 그 후 사진을 찍거나 찍히는 것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호모 포토그라피쿠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스타그램은 그 시대의 선봉장이 되었고, 5년만에 가입자수가 3억명을 돌파하며 페이스북에 이은 세계 2위의 SNS가 되었습니다.


서핑,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등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때 사용하는 아웃도어 액션캠 고프로(GoPro). 서핑광이었던 고프로 창업자 닉 우드만은 서핑 순간의 황홀경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작은 카메라에 줄을 달아 손목이나 발목, 혹은 헬맷, 자전거, 서핑보드, 스키 등에 장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개발된 고프로는 3년 동안 수익이 거의 없어 닉 우드만이 직접 홈쇼핑 채널에 등장해 고프로 카메라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자신이 본 멋진 풍경을, 자신의 다이나믹한 여행기를 ‘찍어야 사는’, ‘기록하고 과시해야하는’ 현대인들이 증가하면서 고프로는 여행갈 때 꼭 가져가야하는 카메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호모 포토그라피 시대의 '인증족'


이전에 다독다독에서 소개해드렸던 '공스타그램'(나는 이렇게 공부한다)처럼 호모 포토그라피 시대의 인증족들은 다양한 인증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화활동 참여 인증샷입니다. 선거 때마다 올라오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의 투표 인증샷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이스버킷챌린지’와 ‘우유원샷’ 릴레이 캠페인도 대표적인 예입니다.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한 관심과 기부금 모금을 위해 진행되었던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유명인들을 시작으로 하여, SNS을 통해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졌으며 도전 20일만에 총 4천명이 참가하고 기부액이 2억 원을 넘겼던 캠페인입니다. 아이스버킷챌랜지는 기부문화 확산의 좋은 예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아이스버킷챌린지와 비슷한 우유 원샷 릴레이 캠페인은 참여자 1명당 우유가 꼭 필요한 어린이 1명에게 일주일치 우유가 전달되는 캠페인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아이스버킷챌린지와 마찬가지로 연예인을 비롯한 일반인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사회활동 참여 인증처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증도 있지만 그 반대로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고 이를 과시하고자 인증샷을 올리는 사례도 있습니다. 도둑촬영, 해킹 등을 한 뒤 그 모습을 담는 행동입니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일부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인증을 올려 사회 문제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호모 포토그라피 시대가 계속 될수록 앞으로 더 다양한 인증샷이 생길 것입니다.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는 인증이 아닌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증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참고 기사]

시사인, 하루 종일 먹기만 해도 돈을 번다니까. 2014.06.03

헤럴드경제,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호모 포토그라피쿠스’ 시대의 부호들, 2015.08.31.

아시아경제, [新인증족 시대]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 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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