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디어리터러시 Oct 04. 2016

지진, 미리 알 수 있다? 지진 전조현상 논란!


[요약] 9월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경주를 훑고 가면서, 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지진운, 가스 냄새 등을 이유로 지진 전조현상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진 전조현상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9월 12일부터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진운’과 동물들의 ‘특이 행동’ 등이 지진 전조현상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진 전조현상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과학적 의견은 어떤지 알아봤습니다.



#숭어와 개미 떼 이동


지난 8월 30일 울산 태화강 인근에서 숭어 떼가 2~3km 정도 일렬로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경주지진 13일 전 촬영된 이 영상은 ‘지진 전조현상’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의혹을 경계했습니다. 숭어 전문가인 전남 해양수산과학원의 이경우 연구사는 "지진과의 연관성은 모르겠지만, 숭어는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고 가을철 산란기를 앞두고 바다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KBS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태화강 인근 주민들도 과거 비슷한 시기에 숭어가 일렬로 떼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증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숭어 떼 동영상과 함께 주목받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산 광안리 해변에서 나타난 개미의 집단 이동 모습입니다. 이 영상은 경주지진이 발생하기 훨씬 전인 2015년 7월에 촬영됐지만, 지진 발생 지역에서 촬영된 탓에 지진 전조현상으로 함께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동물은 지진 예지 능력이 있을까?


동물의 경우 사람보다 뛰어난 감각이 있다고 알려진 탓에, 많은 사람이 동물들의 특이행동을 보며 전조현상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숭어 떼 이동이 과거에도 포착된 것처럼, 개미의 집단 이동도 장마 후 백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합니다.


미국의 지질조사소(US Geological Survey)는 동물의 예지 능력을 이용한 지진 예측을 '근거 없는 믿음', 미신(Myth)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질조사소는 대지진에 앞서 동물이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기록은 BC 373년 그리스에서 시작됐다며, 쥐와 족제비, 뱀, 지네 등이 지진 수일 전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의 이상행동은 현재로써 원인을 모르고,이상행동 뒤 반드시 지진이 뒤따른다는 일관성이 없어 과학적으로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고 주장합니다.



#중국과 일본, 북한의 동물 연구 사례


1975년 2월 4일 중국 랴오닝 성의 대지진 당시, 중국 지진국은 개구리 떼의 대이동과 동물의 특이 행동을 관측한 뒤, 지진 전조현상으로 해석해 인근 주민 5만 명을 긴급 대피시켰습니다. 이후, 실제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고, 건물의 90%가 파괴됐습니다. 이 사례는 동물의 예지 능력을 이용해 지진을 예측해낸 첫 성과로 기록됐습니다.


일본의 경우, 동물의 예지 능력을 공식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메기를 이용한 지진 예측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메기는 지진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 난폭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대학 실험실에서 메기의 움직임 횟수와 지진의 강도를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북한도 지진과 관련해 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지진국 홍보 영상에는 많은 개를 사육하고 있는 모습이 나오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진이 발생해 가장 먼저 도달하는 P파를 개가 민감하게 감지해 짖는 경우가 종종 관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상청이 동물을 이용한 지진 예측 연구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지진운, 전조 현상일까?


▲YTN, 충남 지진 사흘 전 대구서 지진운 발견


9월 12일 발생한 울산 지진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지진 전조현상’(가설)은 '지진운'입니다. 지진운은 구름이 물결모양으로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는 모습을 나타내며, 이를 주장하는 이들은 지진운이 발견되고 2~3주 뒤 지진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지진 전후 땅에서 발생한 전자기파로 인해 만들어지는 지진운은 일본의 한 민간 방송사의 실험에 근거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런 구름은 공기의 수직 운동으로 생깁니다. 구름의 분류에 나오는 '고적운'이란 이름이 붙어있으며, 지진과는 무관하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설사 지진운의 발생 원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대기 운동 때문에 고적운이 워낙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지진의 전조현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근거 없는 믿음’이 확산하는 이유


미국 지질조사소가 밝혔듯이 동물들의 지진 예지 능력과 지진운은 과학과 비과학의 영역을 오가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전조현상의 원리가 밝혀지려면, 일관적이며 반복적으로 인과관계가 설명돼야 합니다. 그러나 땅속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현재 과학 수준에서 예측하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활용기사]

KBS, 숭어와 개미가 지진을 미리 안다? 2016.09.27

지진운 전조현상구름이 지진을 예고할 수 있을까 2016.09.21

작가의 이전글 필리핀, 마약전쟁인가 인권전쟁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