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법
어린 아이들이 미디어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고,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디어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낚이지 않고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육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학교·학원이 문을 닫고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 교육과정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면서,
갑작스러운 온라인 학습 환경에 놓인 학생들의
디지털 미디어 노출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미디어 중독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의 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이며 중독 연령대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노모포비아란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가 없을 때 초조해하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는 말로, ‘노 모바일폰 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의 줄임말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이 등장했고, 작은 기기 하나로 수 없이 다양한 편리함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휴대폰 사용시간은 그만큼 늘어나고 있으며,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불안 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야외활동이 줄고 집콕과 재택근무, 원격교육이 늘어나다 보니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학교·학원이 문을 닫고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 교육과정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면서, 갑작스러운 온라인 학습 환경에 놓인 학생들의 디지털 미디어 노출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미디어 중독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의 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이며 중독 연령대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미디어 중독 문제와 함께 사회 전반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단어가 있다. 미디어를 판별하고 분석하는 능력,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가짜뉴스의 범람, 성 착취 비밀대화방 N번방 사건과 최근 이슈가 되었던 유튜브 프로그램 '가짜사나이' 관련 진실공방에서 알 수 있듯이, 수많은 허위정보와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미디어를 타고 아무런 필터링 없이 생산되며 퍼지고 있다. 이렇듯 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허위정보를 가려내고 분별하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는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며, 미디어에 대한 면역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이 미디어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고,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디어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낚이지 않고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육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2018년 발행한 ‘학부모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실천·지도 매뉴얼’에 담긴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디어는 ‘우리 삶의 일부’이며 다양한 매체가 보편화되면서, 제대로 알고 바르고 활용하도록 하는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해졌음을 인지시킨다. 또한 아이들에게 친숙한 광고, 애니메이션, 뉴스 등 다양한 미디어의 속성을 알려 주고, 각각의 미디어가 전하는 메시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도록 한다.
자녀의 연령에 따라 디지털 미디어 이용의 허용 시기를 고민해 본다. 그리고 미디어 활용 연령별 가이드라인을 지킬 수 있도록 사용가능 연령을 꼭 확인한다. 공교육에서 지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학습 효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일기 쓰기를 통한 미디어 교육을 해보길 권한다. 일기에 오늘 사용한 미디어의 종류와 시간을 작성하고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을 기록하거나, 미디어로 사고한 나의 생각을 쓸 수 있도록 지도해보자.
미디어의 메시지나 정보를 보면서 핵심 질문하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해보는 것도 좋다. 핵심질문은 ‘이 미디어 생산물은 누가 만들었나’ ‘수용자의 성별이나 인종, 직업 등이 다르다면 각자 미디어 생산물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미디어 생산물은 어떠한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있을까’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미디어는 환경감시, 상관조정, 사회유산의 전수, 오락기능 등의 순기능이 있다. 동시에 그릇된 가치관 형성, 중독 증상, 질병 유발, 대인관계 형성의 어려움 등의 역기능도 존재한다. 자녀가 미디어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하고 미디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충격적인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아이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이는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청소년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만약 아이가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면 유익한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고, 콘텐츠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덕성과 윤리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눠보길 바란다.
미디어를 사용하는 물리적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과정도 중요하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영상 속 자막이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자신의 기준에서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시청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것 역시 필요하다.
미디어를 만들 때에는 제작하려는 미디어가 가치 있는지, 잘못된 뉴스나 때가 지난 뉴스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고, 콘텐츠 생산에 있어서 지녀야 할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보도록 지도한다. 또한 미디어 콘텐츠에는 저작권이 주어지며, 허락을 받지 않고 임의로 사용한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가르친다.
우리 아이들은 미디어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지만 미디어 리터러시는 아직 부족하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미디어 이용 역량을 높이고,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다. 부모를 비롯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춘다면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더욱 발전한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월 27일, 정부는 '디지털 미디어 소통역량 강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미디어 발전의 결과물을 다 함께 누리고 나이와 계층, 지역으로 인해 디지털 사회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디지털 미디어 이용 및 제작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이다.
정부는 "국민의 일상이 온라인 공간으로 확장되고 개인의 정보 생산·유통이 활발해짐에 따라, 허위정보·사이버폭력 등 역기능도 증가했으며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비대면 소비·교육·의료 등 디지털경제가 촉발되면서 이에 따른 디지털 격차로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우려된다"며 전 국민의 미디어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온·오프라인 미디어교육 인프라 확대 △국민의 디지털 미디어 제작 역량 강화 △미디어 정보 판별 역량 강화 △배려·참여의 디지털 시민성 확산을 4대 전략과제로 삼고, 12개 세부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우린 매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가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어렵고, 미디어가 가진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막강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힘이다. 쏟아지는 자료 속에서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사용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미디어교육을 활용해 똑똑하게 살아보자.
참고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2018). <학부모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실천·지도 매뉴얼>
한국언론진흥재단(2018). <미디어 리터러시> 2018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