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포토가 새삼 알려준 고난의 기억들
요즘, 구글이 소개해주는 과거의 오늘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구글포토가 오늘은 8년전 인도여행 당시 아그라에서 타지마할 갔던날 사진을 보여줬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타지마할 사진을 찍겠다고 꼭두새벽 오픈시간에 맞춰 입구에서 짜이 한잔에 온기를 의지하며 한시간을 서 있었던 미련했던 나님... 구글링을 하면 나보다 몇백배는 잘찍은 타지마할 사진이 널리고 널렸는데, 그때는 무슨 작품이라도 만들겠다는 오기에 부질없는 시간들을 허비했는지 모른다.
나한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준 사람보다는 뺨때리고 모욕한 사람을 더 기억하는 것이 사람 심리라서, 인도여행하면 여러모로 고생하고 위험했던 기억들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당시 한창 유행했던 류ㅇㅇ시인의 에세이 따위에 괜히 감명을 받고 인도를 만만하게 봤던 내 자신의 잘못이 가장 크다. 홀로 떠나는 여행은 생각보다 낭만적이지 않으며, 나를 그다지 성장시켜 주지도 않는다는 것을 겪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아마도, 앞으로 내가 자발적으로 인도에 다시 갈일은 없을 것같다. 이제는 모험같은 여행을 떠나기엔 시간도 넉넉하지 않거니와, 사서 고생하기는 이미 일상에서 겪는 굴곡들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때 사진 열심히 찍어준 내가 있어서, 가끔 라떼를 마시며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