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3주차 케이팝 리뷰
던, 오메가엑스, 원호 등 6곡
[2022년 6월 3주차]
원호 - CRAZY
버가부 - POP
픽시 - Villain
오메가엑스 - PLAY DUMB
드리핀 - ZERO
던 - Stupid Cool
PIXY, [REBORN], 올라트엔터테인먼트&해피트라이브엔터테인먼트, 2022WEEKLY PICK!
픽시, 'Villain' : 8.2
다크 판타지풍의 콘셉트와 탄탄한 음악으로 중소 기획사의 걸그룹 중에서는 유달리 눈에 띄는 디스코그래피를 이어오고 있었던 픽시의 신곡 'Villain'은 속삭이는 보컬로 도입부부터 귀를 사로잡는다.
독특한 보컬 디렉팅은 기묘하고 끈적한 분위기를 주는 비트와 맞물려 강력한 흡인력을 자아내며, 환상적인 화음을 두른 나른한 보컬이 글리치한 사운드에 휘감기는 코러스는 가히 놀랍도록 스타일리쉬하다. 'Don't give a F what you say / 네가 뭐라 지껄여도 난 날 완성해'라며 일반적인 걸그룹보다 더욱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로 다가서는 가사 역시 특기할 만하다.
본작에 이르러 픽시는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쌓아 올린 음악 세계를 비로소 완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부분의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소형 걸그룹의 행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놀라운 음악적 성취다. 사운드 프로덕션, 디렉팅, 콘셉트 삼박자가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지는 'Villain'은 픽시의 커리어 최고작일 뿐만 아니라, 올해 전체 케이팝 씬을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완성도를 지닌 트랙이다.
원호, [Facade], 하이라인엔터테인먼트, 2022원호, 'CRAZY' : 6.7
몬스타엑스에서 탈퇴해 갑작스런 홀로서기를 시작한 원호는 예상 외로 솔로 아티스트로서 부족함 없는 음악적 역량을 과시하며 인상적인 결과물들을 선보여 왔다. 끈적한 베이스라인 위로 타이트한 랩 샘플이 속도감 있게 내달리고, 거칠게 디스토션을 건 기타 드라이브가 기어를 올리는 직선적이고 깔끔한 구조가 인상적인 'CRAZY' 역시 나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 주며, 원호의 음악이 본격적인 성숙의 궤도에 올랐음을 직감케 한다.
버가부, [POP], 에이팀엔터테인먼트, 2022버가부, 'POP' : 3.5
스타 작곡가 라이언 전이 제작한 신인 걸그룹 버가부의 'POP'은 케이팝의 클리셰들을 얼기설기 이어 붙인 과욕으로 가득하다. 묵직한 킥과 함께 저돌적으로 쏘아대는 인트로, 웅장하게 텐션을 고조시키는 프리코러스, 청량한 신스와 함께 정직한 멜로디로 승부하는 후렴, 빠지면 섭한 트랩 벌스와 댄스 브레이크까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강한 색채의 섹션들을 난잡하게 배열해 혼란스러운 감흥만 가중된다. 똑같이 유명 프로듀서가 제작한 아이돌인 스테이씨와 비교해 보아도 어째서 이렇게 곡의 완성도가 저열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OMEGA X, [樂서(Story Written in Music)],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2022오메가엑스, 'PLAY DUMB' : 6.7
펑키한 기타와 베이스, 상큼한 피아노를 필두로 다채로운 악기 소리들을 오밀조밀 엮어 재미있는 구성을 취한 'PLAY DUMB'은 나쁘지 않은 청랑감을 선사한다. 무게감이 있는 콘셉트를 주로 택해 왔던 오메가엑스지만, 오히려 힘을 빼고 상쾌한 비트를 만나니 멤버들의 미성이 더욱 돋보인다.
DRIPPIN, [DRIPPIN 2nd Single Album [Villain : ZERO]], 울림엔터테인먼트, 2022드리핀, 'ZERO' : 7.0
놀랍도록 공격적인 디스토션 기타와 트랩 비트로 귀를 사로잡는 'ZERO'는 드리핀이 이 정도로 역동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팀이었나 놀라게 하는 트랙이다. 웅장한 브라스 댄스 브레이크와 비장한 브릿지에 이어 한계까지 속도를 올려 질주하는 강렬한 후반부는 확실히 청자가 압도될 만한 파괴력을 선보인다.
던, [Stupid Cool], 피네이션, 2022던, 'Stupid Cool' : 6.9
사운드 자체는 평범하지만, 익살스러운 가사와 능글맞은 톤으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던이라는 캐릭터로 인해 특별해지는 노래. (여자)아이들의 'TOMBOY'를 연상시키는 프리코러스 '**같지만 좀 멋있어'의 처리를 비롯해 곳곳에서 톡톡 튀는 유머와 골 때리는 재치가 즐거움을 선사한다. 색소폰 리드로 색다른 드랍을 구성한 것 역시 인상적인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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