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4주차 케이팝 리뷰
에스파, 나연, 케플러 등 5곡
[2022년 6월 4주차]
Kep1er - Up!
이달의 소녀 - Flip That
카드 - Ring The Alarm
aespa - Life's Too Short
나연 - POP!
* 이번 주 WEEKLY PICK은 없습니다.
Kep1er, [DOUBLAST], WAKEONE & 스윙엔터테인먼트, 2022케플러, 'Up!' : 6.6
Mnet <퀸덤2>을 통해 신인 걸그룹으로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쌓은 케플러(Kep1er)는 대중적인 이지 리스닝 팝 'Up!'을 통해 외연을 넓히고자 한다. 하지만 팀이 가진 매력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는 아쉬운 프로덕션으로 인해 케플러의 전략은 절반의 성공에 그친 듯하다.
청량한 신스가 물결치는 가운데 캐치한 탑라인을 귀에 꽂아넣는 직관적인 후렴은 놀랍도록 매력적이다. 화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깔끔한 전개를 선보이는 2절의 벌스에서 시작되는 중후반부의 흐름은 그 중에서도 백미.
그러나 익살맞은 톤의 브라스와 둔탁한 베이스를 앞세워 유쾌하게 진행되는 나머지 섹션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크게 떨어지며, 세련된 후렴 파트와 다소 뻣뻣하게 연결되어 위화감을 조성한다. 이 이음새가 충분히 매끈하지 못한 탓에 트랙의 짜임새가 헐거워지고 말았다.
케플러의 장점은 'MVSK'와 'See The Light'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다듬은 일렉트로닉 뮤직에서 발견되는 세련된 감각이다. 그러나 타이틀 곡 'WA DA DA'와 'UP!'에서는 매번 키치한 B급 감성을 부자연스럽게 섞어 넣어 역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쉬운 결과물을 내고 있다. 같은 실수가 세 번 반복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사견이지만, 마지막 코러스에서는 후렴 멜로디가 다시 한 번 나와 주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아쉬움을 채우기엔 너무나도 허전한 마무리다.
이달의 소녀, [Summer Special [Flip That]],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2022이달의 소녀, 'Flip That' : 6.9
이달의 소녀는 걸크러쉬 콘셉트로 노선을 변경한 이후 다소 실망스러운 악곡들을 선보여 왔지만, Mnet <퀸덤2>의 파이널 경연 곡 'POSE'를 통해 비로소 걸크러쉬 콘셉트와 음악적 완성도를 동시에 잡는 방법을 찾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그 험난하지만 가치로웠던 여정이 무색하게, 이달의 소녀는 스페셜 앨범이라는 명목으로 걸크러쉬 콘셉트를 다시 버리고 경직되어 보일 정도로 정석적인 청순 콘셉트의 'Flip That'을 선보인다.
그 맥빠지는 감흥만 제외한다면 'Flip That'은 분명 나쁘지 않은 트랙이다. UK 하우스를 기반으로 청량하게 풀어낸 프로덕션은 평이하지만 이달의 소녀답게 상당한 세련미를 보장하며, 무해한 썸머송이라는 취지에 맞게 주제를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평탄하게 이끌고 가는 우직한 전개도 돋보인다.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더라도 확실히 메인 테마를 뇌리에 꽂아넣는 중독적인 후렴의 위력 역시 상당하다. <퀸덤2>를 통해 이달의 소녀에 대한 음악적 기대감이 한껏 높아져 있던 터라 발매 타이밍이 썩 좋지 않았지만, 그 점을 무시하면 곡 자체로는 쉽게 즐길 수 있을 만한 무난한 완성도를 보여 준다.
카드, [KARD 5th Mini Album 'Re:'], DSP미디어, 2022카드, 'Ring The Alarm' : 6.1
케이팝 시장에서 거의 대가 끊긴 혼성 그룹의 역사에서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는 몇 안 되는 팀인 카드(KARD)의 오랜만의 컴백. 주로 뭄바톤 계열의 음악을 선보이며 남미 쪽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팀답게 이번에도 라틴 향기를 짙게 풍긴다. 라틴 뮤직의 최고 스타 배드 버니(Bad Bunny)를 연상시키는 둔탁한 톤의 랩으로 귀를 사로잡는 비엠(BM)의 벌스를 제외하면 특별히 인상을 받을 만한 구간은 없지만 모나지 않게 잘 다듬어진 뭄바톤 트랙.
aespa, [Life's Too Short], SM엔터테인먼트, 2022에스파, 'Life's Too Short' : 6.3
에스파는 현재 일렉트로닉 뮤직을 케이팝의 문법 내에서 가장 세련되고 흥미진진하게 구현하는 팀이다. 그러나 미니앨범의 수록곡 중 하나로 공개된 싱글 'Life's Too Short'는 일반적인 팝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 음악 자체에서는 에스파만의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특유의 주체적인 태도를 여전히 잃지 않고 헤이터들에게 직설적으로 일침을 가하는 당당한 가사를 통해 어느 정도의 '에스파성'을 획득하며 나쁘지 않은 뒷맛을 안겨 준다.
나연, [IM NAYEON], JYP엔터테인먼트, 2022나연, 'POP!' : 6.2
트와이스 출신의 나연이 멤버 중 처음으로 홀로서기에 도전하며 자신 있게 내놓은 싱글 'POP!'은 런던 노이즈(LDN Noise), 켄지(KENZIE) 등 주로 SM엔터테인먼트의 곡을 작업하던 프로듀서들이 작곡진에 이름을 올려 흥미를 자아낸다. 그 말대로 들썩이는 리듬에 뛰어난 중독성을 갖춘 탑라인을 얹는 코러스는 확실히 꽤나 귀에 꽂히는 편이다.
그러나 베이스와 기타, 브라스 등을 엮어 넣은 비트가 큰 낙차를 주지 않고 평탄하게 흘러가 3분도 되지 않는 짧은 곡인데도 불구하고 벌스 파트에서는 다소간의 지루함마저 느껴지기도 한다. 나연의 보컬이 내내 비슷한 텐션으로 일관해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틱톡 등지에서 일부만 덜어내 영상 소스로 사용하거나 후렴 멜로디만 흥얼거리는 정도라면 그럭저럭 괜찮지만 곡 전체를 감상하기엔 조금 동력이 약한 감이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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