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ZY, 세상의 소음 너머 스스로에게 도달하다

<TUNNEL VISION>, ITZY

by 문어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인간이 외부 권력뿐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낸 기준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았다. 그는 우리가 사회의 잣대와 타인의 시선을 내면화해 스스로를 감시하는 과정을 ‘주체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다음을 아는 일이다. 푸코에게 인간은 뜻하지 않게 길들여진 존재였지만, 동시에 자신을 다시 빚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했다. 그는 이를 ‘자기 배려’라 불렀다. 자기 배려란 세상이 부여한 규칙에 무의식적으로 따르지 않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선택하고, 스스로에게 맞는 형식을 조용히 만들어가는 힘이다. 성장의 기준을 외부에서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길어 올리는 행위다. 집중은 폐쇄가 아니라 재구성의 공간이다.


이 시선에서 보면, ITZY의 ‘Tunnel Vision’은 자기 과시가 아니라 자기 회수에 가깝다. “Don’t need permission”, “Focus on my level up”이라는 말은 반항이 아니라 방향 수복이다. 화자는 누군가에게 이기기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소음을 치우고 자신이 정한 목표를 다시 붙든다. “Work work work / 시선은 focused”는 성과의 광기가 아니라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훈련이다. “I got tunnel vision”은 시야가 좁아졌다는 고백이 아니다. 외부의 기준을 잠시 접어두고, 내 자리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이다. 푸코식으로 말하면, 이 곡은 타인의 기대를 반복하지 않고 스스로의 원칙을 가다듬는 순간을 보여준다. 이 집중 속에서 화자는 경쟁자가 아니라 자기 창조자가 된다.


그래서 ‘Tunnel Vision’은 폐쇄된 시선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을 가리킨다. “Never backing down”은 전투적 의지가 아니라 자기부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은 박수나 더 빠른 속도보다, 흔들려도 자기만의 리듬을 지키는 일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비교를 요구하지만, 이 노래는 조용히 되묻는다. 나는 누구의 기준으로 살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어디에서 내 속도를 찾는가? ITZY는 말한다. 주체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해서 다듬어지는 과정이라고. 집중은 도피가 아니라 귀환이다. 방향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자란다. 그 순간 이미,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돌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