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CLOSE YOUR EYES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는 인간이 무언가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존재라고 보지 않았다. 그는 살아 있는 것은 누구나 자신을 보존하고 더 크게 펼치려는 힘을 갖고 있다고 했고, 이 힘을 코나투스라고 불렀다. 중요한 점은 이 힘이 남을 꺾으려는 공격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피노자에게 기쁨은 우발적 쾌락이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이 실제로 커졌을 때 찾아오는 상태다. 반대로 그 능력이 줄어들면 우리는 쉽게 위축되고 멈춰 선다. 그래서 그는 외부의 인정이나 비교보다, 내가 지금 내 욕망이 향하는 곳을 스스로 분명히 알고 그쪽으로 움직이는지를 더 중요하게 봤다. 자유는 허락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에너지의 방향을 내가 선택하는 상태다.
이 관점에서 보면 CLOSE YOUR EYES의 X는 단순한 속도 과시가 아니다. 이 곡의 화자는 애초에 타인을 무대로 부르지 않는다. “혼자만의 race”, “own my lane”, “Focus on mine”이라는 말은 기준을 바깥에 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Limit 없는 speed”, “Five, six, seven, eight 깨뜨릴 때까지”라는 표현도 남보다 앞서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 높아지는 동력을 끊지 않으려는 다짐이다. 이때 “Trap 따위는 받아들여 / 평범함은 skip it”은 현실을 부정하는 말이 아니다. 방해가 있어도 그때마다 힘을 잃지 않게 감각을 바로 세우겠다는 태도다. “내가 딛는 모든 곳이 출발선”이라는 가사는 스피노자가 말한 것처럼 시작이 한 번만 오는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힘이 차오르는 순간마다 다시 출발할 수 있고, 그 반복이 곡의 리듬을 만든다.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은 혼란이 아니라, 고정된 틀로 갇히지 않은 생동감이다.
그래서 X는 승부의 노래로 듣기엔 뭔가 남는다. 이 곡은 남 앞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하기보다, 자기 힘을 유지하고 증대시키는 상태를 더 귀하게 여긴다. “I got me in that mood”라는 문장은 자기도취가 아니라, 타이밍을 자기 손으로 조절하겠다는 선언이다. “휘청여도 돼 / 내겐 없는 shame”이라는 대목도 스피노자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수동적인 감정에 끌려갈 때 인간이 약해진다고 봤지만, 잠시 흔들렸다고 해서 자신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중요한 건 다시 능동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 노래는 바로 그 순간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바깥의 박수보다 안쪽에서 커지는 진동을 믿을 때, 사람은 비로소 자기 속도로 달릴 수 있다. X가 반복해서 외치는 “to the max”는 과장된 구호가 아니라 지금 이 힘이 실제로 커지고 있다는 표시다. 그 감각을 잃지 않는 것, 그게 이 노래가 말하는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