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미스나인이 지금과 동시에 내일까지 행복한 이유

<LIKE YOU BETTER>, 프로미스나인

by 문어

독일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인간을 ‘이미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아직-아님’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로 보았다. 그는 현재를 끝난 상태로 보지 않고, 더 나은 가능성이 숨어 있는 미완의 시간으로 이해했다. 희망은 단순한 낙관이나 기분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조금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몸을 기울이게 만드는 힘이라고 했다. 그래서 블로흐에게 중요한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아니라,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을 함께 상상하고, 그 상상을 현실 속에서 조금씩 시험해 보려는 태도다. 그는 이런 움직임을 ‘희망의 원리’라 불렀다. 희망은 나중에 결과로 확인되는 것이기보다, 지금의 선택과 감정 속에 이미 스며 있는 ‘미래의 정동’에 가깝다.


이 시선에서 보면, 프로미스나인의 LIKE YOU BETTER는 사랑의 감정보다는 ‘함께 그려 보는 내일’에 더 가까운 노래로 읽힌다. “from summer days to the last dance”라는 구절은 한 계절의 설렘을 넘어서, 마지막 춤이 올 때까지 이어질 시간을 상상하게 만든다. 지금의 순간을 소비하고 끝내지 않고, 앞으로 계속될 이야기의 일부로 놓아두는 것이다. “Let’s call ourselves the starlight”라는 대목에서, 둘의 관계는 하나의 별 이름처럼 불리며 아직 쓰이지 않은 서사를 예고한다. 무엇보다 “널 내일이라 부를래”라는 고백이 이 노래의 방향을 분명하게 한다. 상대를 오늘의 즐거움으로만 대하지 않고, 함께 맞이할 내일의 이름으로 부르는 장면이다. “It doesn’t matter cause we’re better when we are together”라는 줄은 이 정서를 뚜렷하게 정리한다. 중요한 것은 조건이나 환경이 아니라, 함께 있을 때 세계가 조금 더 나아진다고 느끼는 감각이다. 블로흐가 말한 ‘구체적 희망’처럼, 이 곡은 추상적인 영원을 약속하지 않는다. 여름 바람, 파도, 마지막 춤 같은 구체적인 장면 속에서, 함께일 때 달라지는 내일을 조용히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LIKE YOU BETTER에서 사랑은 거대한 선언이라기보다, 내일을 함께 설계하는 연습처럼 보인다. 이 노래가 그리는 관계는 지금의 떨림을 소모하고 사라지는 감정이 아니다. “I like you better”, “Our love is true cause this is too great”라는 고백은 과장된 자기 확신이라기보다, 함께 보낸 시간이 이미 내일을 조금 바꿔 놓았다는 자각에 가깝다. 블로흐의 관점에서 보면, 이 곡의 핵심은 미래를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태도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미래를 불러오는 몸의 방향이다. 파도에 뛰어들 듯 “Dive”를 외치고, “네 꿈에 닿아 stay”라고 말하는 화자는 자기만의 내일이 아니라 서로의 내일이 겹치는 지점을 택한다. 그때 사랑은 단순한 감정 이상이 된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서로의 이름을 새기려는 마음, 이 노래는 그 마음을 여름의 빛과 바람으로 천천히 밝혀낸다. 결국 이 고백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혼자가 아니라 함께 만들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