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상소인 건 맞음
피고와 피고인이 헛갈리지만 다른 개념이듯이, 항소와 상고도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개념이다.
피고와 피고인이 어떻게 다른지는 여기에~ https://koreanlawyer-americanlawyer.tistory.com/37
항소와 상고는 모두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는 절차를 말한다. 즉, 내가 당사자인 재판에서 졌다면, 그 패소 판결에 불복해서 상급 법원에 사건을 가져가서 '이 사건을 다시 재판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항소는 1심 판결에 불복해서 2심 법원에 사건을 가져가는 것이고, 상고는 2심 판결에 불복해서 3심, 즉 대법원에 사건을 가져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항소와 상고 모두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서 상급 법원에 다시 재판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항소와 상고를 합쳐서 상소(上訴)라고 한다.
항소는, '1심 판결에 항의해서 2심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으로 기억하면 된다. 상고는 한자 그대로라면 '높은 사람에게 고한다'는 뜻인데, 아마도 우리나라 영감님들이 대법원을 아주 높으신 곳으로 보아왔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붙인 게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상고란, '심급제에서 가장 높은 법원인 대법원에 고(告)하는 것'으로 기억하면 된다.
두 제도가 상소(上訴)의 일종인 이유는, 둘다 상급법원에 소를 새로 제기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내가 학생 때에는 "항소상고=상.소."라고 아예 이어붙여서 외웠다.
그래서 재판에서 진 사람이 항소나 상고를 하면, 그 사람은 상급심에서 항소인(2심) 또는 상고인(3심)이 된다. 재판에서 이긴 사람은 항소나 상고를 하지 않는다. (당연하죠, 재판에 만족하니까요.) 하지만 진 상대방이 이 사건을 상급심으로 끌고 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상급심 재판에 끌려나오게 된다. 강제로 끌려나온 사람은 피항소인(2심) 또는 피상고인(3심)이 된다.
예를 들어 1심 재판에서 피고였던 사람이 1심에서 져서 항소를 하면, 항소심(2심)에서 그 사람은 항소인이 된다. 1심에서 이겼던 원고는 피고가 항소하는 바람에 억지로 2심 재판에 끌려왔으므로 피항소인이 된다.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뒤집어져서 이제는 항소인(피고)이 이기고 피항소인(원고)이 졌다고 하자. 피항소인(원고)이 상고를 하면, 상고심(3심)에서 그 사람은 상고인, 피항소인이 상고하는 바람에 3심에 억지로 끌려나온 항소인은 피상고인이 된다.
원고, 피고가 주인공인 민사, 가사, 행정소송에서든, 검사, 피고인이 주인공인 형사소송에서든, 판결에 불복하는 절차를 항소, 상고라고 부르는 것은 동일하다. 형사소송에서도 항소, 상고라는 말을 쓴다.
항소와 상고, 어떻게 차이가 좀 느껴지시나요. 1심 판결에 항의해서 2심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은 항소, 높은 대법원에 억울함을 고하는 것은 상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