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는 동일하게 걸어왔을 것이고 누군가는 대학교, 누군가는 전문대 또 누군가는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취업을 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어학연수도 가고 누군가는 취업스터디도 하면서 정말 열심히 열심히 살아왔을 거다. 그리고 몇 번이고 서류와 면접에서 떨어지고 드디어 회사에 취업을 했다. 온 가족이 기뻐하고 행복해하고 축제 같은 분위기가 펼쳐진다. '이제는 고생 끝, 행복시작'을 외치고 친구들에게 아직 월급을 받지도 않았는데, 취업턱을 퍽퍽 쏜다. 그중에 몇몇은 대기업에 들어가서 대기업 배지를 먹지게 카카오톡 프사로 해놓기도 한다. 아니면, 회사마크가 살짝 보이게 찍어놓고서 자연스럽게 찍힌 거다라는 생각을 하며 카카오톡 프사를 바꾼다. (마치, 나처럼...)
축하한다! 여러분은 노예계약을!
여러분이 자랑스럽게 생각한 '합격통지서'는 잘 포장된 '노예계약'이다.
"아니, 내가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노예계약이라고요?"
"우리 자식이 우리나라 5대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네가 뭔데 노예계약이라고 하는 거야?"
"노예계약이 맞는데 왜 아니라고 하실까?
노예들도 정해진 시간에 일 하고 밥 먹고 살 정도로 살았는데 대기업 다니는 직원은 다른가?
8시나 9시에 출근해서 5시나 6시까지 일 해야 하고, 일이 많으면 야근해야 하고 그런다고 부자라도 되나? 받는 월급 정해져 있는데 노예랑 똑같은 거 아니야?"
"뭐라고? 우리 딸은 이번에 성과급도 연봉에 50%나 받았는데 노예가 이렇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요? 성과급 50%면 대단하긴 하네요! 근데 그게 매번 나오나요? 대감집 잔치도 어르신 행사날에만 하는데 그렇게 매번 잔치를 하나요? 우리나라 산업들이 다 어렵다는데요~"
"뭐... 뭐라고!?"
"그러고 요즘엔 40만 넘어도 직장 생활하기 어렵다는데요... 옛날 노예는 늙은 노예도 있던데... 요즘은 늙은 노예는 어떻게든 쫓아낸다는데요..."
"뭐!!! 너 지금 머라고 그랬어!!!"
회사에서 평범한 대졸공채 신입사원이 임원이 될 가능성이 몇 프로가 될까? 1%? 5%? 높게 봐서 5% 정도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 5% 가능성에 들어가는 임원들은 어떤 사람들이 가? 인터넷에 '전자공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회사를 검색해서 '사업보고서'에 들어가 보자. 들어간 후에 좌측 목차를 내려서 8번째 '임원 및 직원 등에 관한 사항' 중 '1. 임원 및 직원 등의 현황'을 보자. 많은 임원 중에서 본인이 다닌 학교를 나온 임원이 몇 명 정도 되는지를 찾아보자. 본인이 공부를 좀 했으면 모교 이름이 많을 테고 공부를 별로 못 했으면 모교 이름을 찾아보기가 힘들 것이다.
그래도 신입사원이면 패기 있게 '나는 임원 될 수 있어!'라는 패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남들과 특별하고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 질문을 몇 가지 해보자.
카카오톡 메신저를 안 쓰나요? SNS를 하나도 안 하나요? 집에 TV가 없나요? 일 년에 책을 100권 이상 읽나요?
이 질문에 모두 '예'라고 대답할 수 없는 사람은 본인은 특별하다고 생각해도 남들이 보기엔 그저 다른 사람과 구분하기 힘든 평범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평범하게 살아간다.
임원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본인 모교가 본인이 입사한 회사의 임원이 많다면 없는 경쟁자들보다는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높다고 보자. 그럼 이제 임원이 될 때까지 가만히 있으면 임원이 돌까?
이제 임원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달려가보자. 요즘엔 정말 빠르면 40에도 임원이 된다고 보는데 그건 정말 특별한 케이스니까 적절하게 45세라고 보자. 남자 중에는 군대를 갔다 오고 빠르게 취업을 하면 26~27살 정도 된다. 그 친구들이 이제 넉넉하게 20년은 회사를 위해 달려가야 한다. '임원'이라는 꿈 하나를 가지고...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 출근도 하고, 회식도 하고, 임원 기분에 맞춰서 골프도 치고 정말 정신없이 달려왔다. 아이들 크는 것도 보지도 못했다. 아빠는 아이들을 위해서 희생한다고 생각하고 달려왔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벌써 잊힌 존재지만 아빠만 알지 못한다. 그러고 드디어 임원 인사 시즌이 되었다. 이번에는 임원이 될 것 같다.
임원이 되기 위해 20년을 달려온 이 사람에게 어떤 운명이 펼쳐질까? 실제로 내가 봐온 3가지 사례로 이야기를 해보겠다.
1. 임원이 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회사가 매각된다는 소문이 들린다. 이게 무슨 소리지? 그리고 1주일 뒤 임원인사는 없고 회사가 매각돼서 다른 회사에 팔린다는 공문이 사내 게시판에 올라왔다.
영원할 줄 알았던 대기업 우리 회사가, 갑자기 중견기업이 돼버렸다. 그러더니, 그쪽 회사 임원과 팀장들이 주요 보직으로 발령이 나더니 자리를 다 차지해 버렸다. 내가 믿고 따르던 전무님은 해를 넘기자 집으로 가버리셨다. 전무님께 하소연이라도 할라 그랬는데 이제 전무님이 나에게 술 사달라고 한다.
'너는 그래도 남았잖아'라는 사유로 술을 사달라고 한다. 회사가 바뀌고 첫 임원인사에는 내 이름은 없었고 넘어온 회사의 팀장들 이름만 가득하다. 그리고 나는 지방발령이 났다. 핵심부서에서 잘 나가던 내가 어떻게 된 것이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인생이다. 임원을 생각하던 내가 오지나 다름없는 지방 기숙사 독신숙소에서 지역막걸리를 먹고 있다.
이게 아닌데...
2. 드디어 임원이 되었다. 가족들이 축하해 준다. 직원들이 우러러본다. 진작에 임원이 되었어야 하는데 너무 늦게 된 것 같다. 이제 진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다시 신입사원이 된 기분이다.
승진했으니 '임원턱'을 쏴야겠지. 친한 동기들과 후배들을 불러 모은다. 그래도 임원 중에서는 내가 가장 '빠르게' 되었다. 역시, 나는 대단하다. 후배들이 따라주는 술과 축하 멘트가 정말 달콤하다. 술술술 넘어간다. 엇, 근데 땀이 왜 이렇게 나지? 사장님이 겨울이어서 난방을 세게 트셨나?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는데, 일어나기가 힘들다. 다행히 토요일이라 회사는 안 가도 된다. 좀 쉬다 보면 괜찮겠지. 근데 왜 이렇게 배가 아프고 땀이 계속 나지.
월요일에 시간 되면 병원을 가봐야겠네...
그리고 월요일은 다시 오지 않았다.
임원이 되려고 혹사한 몸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몸이 크게 좋지 않았던 것이다.
3. 드디어 임원이 되었다. 가족들이 축하해 준다. 직원들이 우러러본다. 진작에 임원이 되었어야 하는데 너무 늦게 된 것 같다. 이대로 쭉쭉전무 부사장까지 가보는 거다. 훗훗.
새로 맡은 사업부는 내년도 문제없을 거야. 열심히 해보자. 그러고 갑자기 실적을 잘 내던 사업부가 재수도 없게 시황이 꺾이면서 흑자 사업부가 갑자기 적자 사업부가 돼버렸다. 갑자기 이렇게 꺾일지는 몰랐는데... 이건 세계경제적인 문제니까 나한테 책임을 묻지 않겠지?
하지만, 회사는 모든 책임을 '나'에게 떠넘겼고 그렇게 나는 임원 1년 만에 잘리고 밖으로 나왔다. 내 나이 47살... 재취업을 알아보다 쉽지가 않다. 내가 무엇을 위해 20년을 달려온 것이지? 임원 1년을 위해서?
이런 이야기가 믿기지가 않는가?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크게 2가지가 문제다.
첫째, '회사를 믿었다' 회사에 입사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 중 하나가 '계약'이다. 일반적인 통보에 가까운 계약이지만 '회사'와 '나'는 계약을 한다. 우리는 이걸 자주 까먹는다. 회사와 내가 '계약관계'인 것을. 한국 고용시장에서는 해고를 회사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회사가 내 정년을 책임져주고 내 인생을 책임져준다면 정말로 큰 착각이고 오산이다. 회사와 나는 계약관계로 철저하게 내 시간과 육체를 저당 잡히고 그만큼의 돈을 준다. 대감집 머슴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의 돈이 '조금 더' 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느 회사든 회사를 믿고 내 인생을 맡기면 안 된다. 우리 부모님 시대에는 회사만 잘 다녀도 집도 사고 먹고살만한 수준이었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시작한 대한민국은 우리가 흑백사진으로나 볼 수 있는 열악한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호텔 돌잔치'로 시작한 우리 세대는 시작점이 다르다. 시작부터가 눈이 높게 시작한다. 그래서 남들 하는 거 다 해야 한다. 명품 가방도 사야 하고 해외여행도 가야 하고 서울에 아파트 한 채씩은 다 있어야 한다. 그게 회사를 다닌다고 될까? 물론 노력하면 가능은 하다. 대신 '자유'는 없다. 그래서 회사를 믿으면 안 된다. 오직 '나' 자신을 믿을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둘째, '회사 밖에서의 능력이 없다' 회사 내에서의 능력은 좋다. 보고서도 잘 만들고 PPT도 잘 만들고 엑셀도 잘하고 영어회화도 잘한다. 그런데 '회사 밖'에서 내 스스로 천원도 벌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리고 시작하기도 무섭다. 실패하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어느새 가족도 생겼고 아이들은 어리다. 무엇인가 실패했을 때 피해가 크다. 당장 40년 대출 원리금 갚기도 빠듯한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과 포기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이 된다. 육체적인 노동은 대학생보다도 못하고 어리바리 타다가 한참 어린 작업 반장에게 혼나기만 한다.
이 두 가지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회사 밖으로 나가게 되면 쿠크다스처럼 가벼운 충격에도 '나' 자산이 무너지게 된다.
취업은 '노예계약'이다. 나 자신도 13년이라는 회사생활을 하고 나서 깨달았다. 그래서 후회되고 슬픈 마음에 이렇게 적는다. 어서 빨리 '자유'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도전하라고.
가장 훌륭한 방법은 취업을 하지 않고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자기만의 '돈 버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돈 버는 방법'을 찾지 못하더라도 그런 시도를 반드시 해보는 게 좋다. 하지만, 나처럼 직장인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말을 해준다면 하루라도 빨리 '회사 밖에서 돈 버는 법'을 찾아야 한다. 찾는 건 둘째다 뭐라도 바로 해야 한다. 그런 방법에 대해서는 차츰 이야기를 해보고, 벌써 직장인이 되었거나 되어버린 사람에게 일시방편으로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음화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