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든 군인
어렸을 때 내 꿈은 여군 장교였다. 실제로 장교 시험을 보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성적이라는 거대한 난관 앞에서 깨끗하게 포기하고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나는 장교에 대한 꿈, 아니 미련을 놓지 않고, 여군 장교에 대한 뉴스나 정보를 보게 되면 눈을 크게 뜨고 읽는다. 종이 신문을 샀다면 밑줄까지 그었으리라.
뿌쉬낀하우스라는 러시아 전문센터에서 2005년부터 2022년까지 강의를 하는 동안 꽤 많은 장교들이 나에게 러시아어를 배웠고, 그중에는 지금까지 연락하는 대령님도 있다. 그래서 이따금 군대나 군인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을 할 때가 있다. 오늘 그런 일이 일어났다.
남편 차를 타고 마트에 가는 길에 길에서 총 든 군인 두 명을 발견한 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총을 들고 있네?''
''그럼, 군인은 항상 총을 소지해야지.''
''난 지금까지 살면서 총 든 군인을 본 적이 없는데? 나 진짜 군인 많이 봤거든. ''
''휴가 나온 군인을 봤겠지. 저 군인들은 장교랑 같이 나와서 일하는 거니까 총을 꼭 소지하고 있어야지.''
''그래? 총을 왜 소지하고 있어야 하지?''
''일할 땐 꼭 소지하고 있어야지. 일이 아닌데 소지하고 있으면 그건 사고고. ''
''아... 그렇구나.''
''이 근처에는 수방사도 있고, 총 든 군인을 볼 수도 있지.''
''수방사는 나도 아는데, 총 든 군인은 뭔가 내가 봤을 땐 뭔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거리가 부대가 된 느낌이랄까.''
''어렸을 땐 군인 아저씨 정말 좋아했는데. 멋있더라고.''
''그런 면이 좀 있지.''
''여군 장교는 더 멋있고! 화장품도 나오고, 품위 유지비 같은 것도 나오는 것 같아서 더 멋있어 보인 것 같아. 내 학생 중에 여군 전투기 조종사가 있었거든. 한 번은 세끼를 새끼로 잘못 알아들었는데, 그때 카리스마가 확 느껴지더라고. 실제로 여군 장교를 옆에서 보면서 가르칠 기회가 흔친 않잖아? 게다가 여군 전투기 조종사라니.''
''여군 전투기 조종사라니... 러시아어를 가르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것 같긴 하네.''
''그렇지. 특이한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을 꽤 많이 만나지. 2022년까지 강의를 했는데, 벌써 옛날 일 같아. 대학원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뜻이겠지?''
''그나저나 내가 여군 장교가 됐으면 잘했을까?''
''아니, 정말 힘들어했을 것 같아. 번역작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여군 장교가 됐다고 생각해 봐. ''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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