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반대편 브라질육아] 약이나 관장보다 덜 불안하고, 효과도 좋습니다!
아기 변비는 영유아 주요 질환 중 하나다. 우리 아이도 돌 전에 자주 걸리곤 했다. 아이가 처음 변비에 걸렸을 때 변비에 좋다는 마사지를 시도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유산균이나 변비약은 브라질에서 어떤 게 좋은지 몰라서 먹이지 않았다. 게다가 그때는 아직 이유식도
시작하기 전이라 식이요법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러 날 고민을 하던 차 예약해놓은 소아과 진료일이 다가왔다. 나는 소아과에 가는 날까지 아이가 변을 못 보면 소아과에 가서 아이의 상황을 말하고 아기가 먹을 수 있는 약이나 유산균을 처방받겠다고 마음 먹었다.
진료 당일. 아기의 발달 상황 등을 체크한 뒤 더 궁금한 것 없냐고 묻는 의사 선생님께 나는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변을 잘 못 보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건자두 우린 물로 분유를 타 주세요. 그러면 변을 잘 볼 거예요.”
“약은요?”
“필요 없습니다.”
약이 필요 없다니? 유산균도 필요 없는 건가? 게다가 건자두라니?
내가 한국에서 살았을 때 변비 때문에 관장하고 약은 먹어봤어도 건자두 우린 물을 먹어보란 말은 처음 듣는다. 생소한 방식에 약간 긴가민가하며 슈퍼에서 건자두를 샀다. 그리고 건자두 우린 물로 분유를 타 아이에게
먹였다. 다음날 아이는 시원하게 변을 봤다.
그 뒤로 나는 아이가 변비로 힘들어할 때마다 건자두 우린 물을 사용했다. 늘 효과는 훌륭했다.
많은 엄마들이 아기가 변비에 걸리면, 특히 아직 과일이나 이유식도 못 먹는 어린 아기가 변비에 걸리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아기가 변을 잘 볼까 고민하며 변비에 좋은 유산균, 분유를 알아보기도 하고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거나 관장을 하기도 한다.
변비 해결에 좋은 유산균과 분유는 분명히 존재 하지만 그 종류가 너무 많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지
알 수 없다. 인터넷 검색 결과는 온갖 바이럴 마케팅으로 가득하고, 관장은 또 어떤가. 어른도 하면 아픈데 이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에게 관장을 시도하면, 아기는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변비약은 많이 먹어도 해가 될 게 없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아기에게 인위적인 것보다 좀 더 자연적인 걸 먹이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아기가 변비에 걸렸을 때 아기에게 건자두 우린 물을 먹이거나 그 물로 분유를 타 먹여보길. 아기 키우는 엄마들에게 한 번 추천해본다.
*칼럼니스트 황혜리는 한국외대 포르투갈(브라질)어과를 졸업하고 현재 브라질에서 한 살 아들을 기르고 있는 엄마입니다. 브라질에서 임신, 출산, 육아를 경험하며 이 문화들을 한국과 비교하고 소개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출처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