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렷 경래 Oct 29. 2020

나는 에어비앤비를 이렇게 시작했다.

“Belong Anywhere!”

배경


10여 년을 사용치 않던 3층 짜리 하우스의 반지하를 2 베드룸 단독 주거 공간으로 꾸며 2016년 에어비앤비를 시작했다.


모기지 (은행 담보 대출 mortgage)는 격주로 꼬박꼬박 나가고 있었다. 사업이 괜찮아 그럭저럭 먹고살지만 빠듯한 건 언제나 그랬다. 노는 공간을 활용해 담보대출을 갚아나갈 정도의 금액을 벌어들이면 좋으련만, 월세 놓는 것은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과 같이 한 집에 사는 것이 얼마나 불편할까. 아직은 배가 고프지 않다는 뜻도 된다. 그렇게 12년쯤 지내왔다.


누군가가 그랬다. 자신이 몇 년 전, 맞다, 분명 몇 년 전이라고 했고, 눈 뜬 사람은 벌써 "몇 년 전"부터 남이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알고 실천해 돈을 벌고 있었다. 그는 UBC 지역에 위치해 있던 아파트에 Airbnb를 놓아  돈을 벌었다는 말이다. UBC는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약칭이고, 캠퍼스라 지정된 지역에는 일반 주택도 많이 들어서 있다. 이 지역에 집을 단기 렌트하기 시작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외국의 교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고, 특별히 교수로서 오래 머물러야 하는 사람들에겐 장기로 빌려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에어비앤비를 통해 받는 금액은 일반 월세보다 월등히 짭짤하다.


그쪽 지역은 비싼 동네다. 집 값도 비싸고, 렌트비도 비싸다. 하지만 세입자의 입장에서, 예를 들어 교환 교수에게 제공하는 숙소 비용 등은 종종 겁 없이 좋은 집을 선택하게 하기도 한다. 호스트 입장에서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경우이기 때문에 장소가 좋다면 임대료를 싸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참고로, 에어비앤비의 임대료는 주인 마음대로다.


어허...? 그런 것이 있었네. 에어비앤비의 태동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2016년 이전의 몇 년은 아마 한창 붐이 일어나고 있는 때였으리라.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 솔깃해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나마 그때 어설프게 시작한 에어비앤비가 손님이 찾아주게 되면서 조금씩 노하우를 쌓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 것 같다.




집을 빌려주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게 손을 보는 것이 일의 시작이다. 3개월의 여유를 두고 공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에어비앤비 등록 및 집 정보를 올리는 것으로 예약받을 준비를 조금씩 했다. 그런데, 이런 행정적인 절차를 조금씩 마무리해 가는 시점에, 아뿔싸 예정된 2주를 남겨두고 첫 예약이 되고 말았다. 아무려면 그렇게 빨리 되겠냐는 생각에 리스팅을 오픈해 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호스트 쪽에서 예약을 취소할 수는 없어 지지부진하던 공사를 밀어붙여야 할 판세가 되었다.


3개 층으로 된 하우스 전체 면적이 통틀어 100평 정도였는데, 이중 지하의 공간은 32평이다. 버리지 못한 살림살이가 워낙 많아, 7평의 방 한 칸을 창고 용도로 따로 떼어내니 결국, 넓은 거실과 화장실, 그리고 방 두 개의 세 줄 수 있는 25평 규모의 공간이 활용 가능하게 되었다.



기존에 방과 거실로 나누는 가장 기본적인 공사는 몇 년 전에 이미 되어 있었다. 에어비앤비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부엌 시설이 필수다. 물론 방 한 칸만 빌려주는 호스트도 많아, 어떤 정해진 모델이 없는 것이 에어비앤비의 장점이기도 하다. 하루 이틀 관광을 다니면서 잠만 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족 단위로, 여행지에서 "내 가정"처럼 지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부엌 시설이다.


작업이 필요한 사항은 화장실, 온수 시설 보완, 부엌 설치, 페인팅, 인테리어, 그리고 Security 등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물과 화장실을 사용하게 되는데, 기존 온수 보일러의 용량은 턱없이 부족했다. 북미 대부분의 단독 하우스는 실내 난방을 보일러를 통한 강압적 바람을 각 방에 보내는 방식으로, 한국에서는 희귀하다. 온수 보일러는 이러한 난방과는 상관없다. 단지 따뜻한 물을 공급해 주는 역할만 하는데, 온수를 저장할 수 있는 탱크의 용량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주할 때의 물탱크는 4인 가족을 기본으로 하는 180리터 용량이었다. 이것은 욕조에 물을 다 받기도 전에 온수가 동이 나는 수준이었다. 물을 다시 데우는 데도 느리기 때문에, 일단 따뜻한 물이 떨어졌다 싶으면 샤워를 그만두던지 데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게스트가 4명에서 6명이 오는 경우도 많아 탱크 업그레이드는 필수 불가결이었다.


물탱크는 홈디포에서 다양하게 판매한다. 큰 용량의 제품은 소형 제품보다 다양하지 않았다. 별 선택의 여지없이 물 많이 담는 것으로 사서 차로 옮겼다. 공사를 해주는 분이 있었지만, 이런 제품을 직접 보고 사는 것은 나의 차지였다. 이 역시 인건비가 턱없이 비싼 땅에서의 비용을 아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지만, 100kg에 가까운 탱크를 지하로 옮기는 일은 확실히 만만치 않았다.



한편, 확장 공사의 백미는 부엌 시설이다. 넓은 거실을 잘라 부엌 시설을 설치했다. 이를 위해 선재 조건으로 상 하수도 시설의 보완한 것은 물론이다. 반지하의 투베드룸 셋집을 그렇게 호화롭게 할 필요는 없다.




한 가지 부가적인 시설로 세탁기와 탈수기를 들여놓았다. 어차피 상 하수를 새로 보완하는 김에 욕심을 내었던 부분이다. 장기 투숙객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지만, 불합리한 경우도 있었다. 한두 고객은 투숙을 하로 온 건지 빨래를 하러 온 건지 모르게, 많은 빨랫감을 공공연히 들고 온 경우도 있었다. 외부 동전 세탁을 하려면 투숙비용의 1/2 까지도 지불해야 했으니, 그에게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길지 않은 기간 (2016-현재), 어떻게 단기간에 슈퍼 호스트가 되었으며, 에어비앤비를 하면서 겪은 명과 암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또 극복이 어떤 행운을 가져왔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쓸 내용은 지루하지 않은 경험담 및 고객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채울 것이다. 한번 읽고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시면 된다. 혹시 에어비앤비를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이나 관심을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앞으로 겪을 시행착오를 피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