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4월은 정체불명으로 숲길에서 노닥거리고 있어
산책
김경래
어쩐다?
본의 아니게 공원을 통째로 전세 냈으니
오전 중 내려쬐는 햇살의
미온적 태도로 속상한 시간
거무튀튀 하늘에
아직 매무새가 잡히지 않은 봄이 걸려 있다
며칠 반짝이다 물러선 햇살이여
그 핑계로 피고 졌던 벚꽃이
길 위로
또르르 미끄러진다
사월은 이제야
뒤처진 조각들을 모으고 흩는다
바람난 장난기의, 미친 친숙함을
퍼즐의 알맹이를 실타래처럼 거머쥐고
근위병 같은 아름드리나무 꼭대기에다
필살의 법칙을 올려놓았다
봄은 도대체
헤프게 오는 법이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