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등 국어 말하기 대회가 있던 날이었어.
대회 심사위원으로 와 달라는 요청을, 오후 고등 수업 때문에 갈 수 없게 되었다는 아쉬움을 전했던 게 저번 주였고.
오늘 마침 온라인 수업이라 평소보다 수업이 20부 일찍 끝나, 귀여운 우리 꼬마들이 자기 키의 배나 되는 단상 앞에 서서 읊어주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었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하나 나열했던 친구도 있었고.
안동 하회 마을 여행 갔던 이야기를 나누며 홍보대사처럼 그곳의 재미를 나눠 줬던 친구도 있었어.
무엇보다 기억에 남았던 건,
오빠랑 "꽃" 이름을 뭘로 정할지 고민했던 1학년 꼬마의 이야기야.
아빠가 사주신 꽃씨를 심고,
밥 먹을 때도, 다른 걸 할 때도 밤낮으로 꽃 이름을 뭐로 할지 고민했대.
귀엽지 않니?
꽃마다 다 이름이 있는데,
"물망초" "장미" "안개꽃"......
그 꼬마에게는 어른들이 붙여놓은 이름이 아닌, 자신이 가꾸는 특별한 꽃에게 붙여줄 특별한 이름이 필요했던 거야.
고민하던 꼬마가 결국 찾아낸 방법은
자신의 반 친구들 이름으로 꽃 이름을 지어 주는 것이었어.
소중한 친구 이름으로 부르게 된 꽃을 더 열심히 가꾸고 있다는 그 말이, 너무 마음에 남더라.
흔하디 흔한 꽃에게 소중한 이름을 붙여 주고 싶었던 너.
소중한 그 꽃에게, 반 친구들 이름을 붙여주고,
소중한 반 친구들 이름으로 불리게 된 그 꽃을 더 소중하게 가꾸는 너.
너는 정말
꽃보다 아름답고 소중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