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건 없다고

늘 생각하기

by 그리니지


코로나에 걸렸다.

남들 다 걸릴 땐 백수라 안 걸렸는데, 직장인으로 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설 연휴에 아플까 봐 급하게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았더니 설 전 날은 몸이 괜찮았다.

훗, 코로나 뭐 별 거 아니네 하면서 다 나은 줄 알았는데...

사실 그건 훼이크였고 다음 날부터 목이 너무 부어서 침을 삼키기도 어려웠다.

결국 365일 진료하는 병원에 가서 겨우 링거를 한 대 더 맞고 왔더니 지금은 또 다 나은 기분이다.


이번에는 훼이크가 아니길 바라면서도 문득 연휴에 이렇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다.

한국사람이라면 아플 때 병원 가서 바로 진료를 받는 게 아주 어려운 일이 아닐 테니 말이다.

물론 돈은 있어야 하지만, 그래도 당일에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는 일이 우리에게는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이처럼 간단하게 받을 수 있는 병원 진료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살다 보면 그런 게 참 많은 것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 말이다.

설날에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 직접 운전해서 어디든 다닐 수 있는 차.

아플 때 언제나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 진료받고 낼 수 있는 약값.

내 아픔에 공감해 주는 친구, 아픈 나를 알뜰살뜰 챙겨주는 엄마.


코로나로 아팠던 며칠 동안은 편하게 숨을 쉬면서 잘 수 있다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내 주변을 둘러싼 모든 일이 당연하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당연한 것들은 넘쳐난다.

타자를 칠 수 있고, 잘 볼 수 있으며, 잘 들을 수 있고, 잘 말할 수 있는 그런 당연한 것들 말이다.


자기 계발서에서 힘들 때일수록 감사하라는 말을 자주 읽었는데,

나는 앞으로 힘들 때면 당연한 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기로 결심했다.


당연한 건 없다.


사는 게 너무 힘들 때면 그동안 나도 모르게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는지 떠올려봐야지.

어쩌면 내 삶에서 부족함은 당연함을 몰라보는 데서 오는 걸지도 모르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그 문은 잠겨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