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문은 잠겨있었을까

어쩌면...?

by 그리니지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은 별로 없었지만,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교사가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임용시험을 치고 싶었지만, 돈이 없다는 이유로 쉽게 포기해 버렸다.

그냥 시작도 하기 전에 마음을 접었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면 그냥 한 번 해볼걸 그랬나 싶다.

후회라도 남지 않도록 한 번 떨어져 보는 게 나았을까.

그때는 그 시험준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커 보였는데,

생각해 보면 그건 내 인생에서 아주 아주 작은 비용에 불과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남은 미련에 비하면 아주 작은 돈 말이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그건 내게 잠겨있는 문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나는 맞지 않는 열쇠를 가지고 열기 위해 용을 썼던 것도 아니다.

그저 닫혀있는 문을 밀거나 당겨보지도 않고 혼자서 이 문은 잠겨있을 거라며 지레 겁을 먹었다.


이제껏 내가 열어보는 것조차 포기했던 문들은 잠겨있는 문이었을까, 아니면 열려있던 문이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중에는 열 수 있는 문들도 여럿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열려있던 문을 옆에 두고서 잠긴 문만 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건 아니었을까.

그만큼 도전해 볼 수 있는 일이었는데, 어쩌면 먼저 도망친 건 아니었을까.


어쩌면 인생 별 거 없는데,

유난히 겁이 많았던 과거의 나에게 자꾸만 되묻게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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