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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shna Dec 07. 2020

계산에서의 압축성

성인용 수학


앞에서 나는 수열의 합인 시그마 기호를 언급하면서 압축성에 대해서 얘기했다. 즉, 기호를 써서 수학의 계산을 줄여쓴다는 것은 계산을 압축한다는 거다. 뭐, 축지법 같은 느낌? 먼 거리의 땅을 접어서 한 걸음에 갈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도술 말이다.


특히 곱셈의 경우를 보자면, 2를 7번 더해야 하는 계산이 있을 때,


2+2+2+2+2+2+2


이라고 쓰는 것보다


2x7


이라고 쓰면, 기호 자체를 쓰는 것에도 낭비가 없을 뿐더러, 구구단을 외워두면 2를 실제 7번 더하는 것보다 굉장히 빠르게 답을 구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걸 축지법 같은 느낌이라고 받아들였다.


나눗셈도 마찬가지이다. 8에서 2를 계속 빼야하는 계산이 있을 때,


8-2-2-2-2=0


이라고 쓰는 것보다

라고 쓰면, 쓰는 수고를 굉장히 덜 수 있고, 몇번 뺄 수 있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아래의 계산처럼 덧셈과 곱셈이 혼합된 계산이라면 어떠한가.

이 계산에서 왜 3+7 이 아니라 7x5 를 먼저 해야 할까. 그것은 앞에서 말한 압축성에서 기인한다. 간단하게 예를 들면, 가방 안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물건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방 속에 있는 물건을 꺼내야 된다는 거다. 실제로 7x5 는 7을 5번 더하는 계산이 압축된 것이므로 위 계산은 아래와 같이 봐야 한다.



이렇게 계산에서 압축된 부분을 풀어낸다면, 맨 앞에 있는 계산인 3+7 부터 해도 전혀 문제 없지 않은가. 나눗셈도 뺄셈의 연장이라고 본다면, 나눗셈의 우선순위가 덧셈과 뺄셈보다 먼저 해야 하는 이유 역시 압축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렇게 보면, 참 별거 아닌 이유 아닌가. 나는 왜 그 오랜 시간동안 이런 걸 발견해 내느라 고생했는지, 참.


하지만 수학에서의 압축성이라고 하는 것은 수학을 어렵게 만드는 여러가지 이유 중의 하나다. 이 압축성이라고 하는 문제는 이후에도 여러가지 영역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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