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님과 함께 인생 독서를 이어가며 다시 펼친 책.
몇 번이나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전혀 다른 문장들이 가슴을 건드린다.
예전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자”라는 한 문장만 또렷이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문장을 둘러싼 숨결과 온기가 느껴진다.
글자 하나하나가 마치 유언처럼, 그러나 동시에 수업처럼 다가온다.
이 책은 단순한 투병 기록이 아니다.
철학 책 같기도 하고,
성경처럼 삶과 죽음을 묻기도 하고,
교육학 서적처럼 인간을 가르친다.
저자 미치 엘봄은 바쁜 일상 속에서 스승을 다시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자기 삶을 다시 배운다.
죽어가는 사람이 오히려 살아 있는 사람을 가르친다.
이 정도면 새로운 삶을 선물한 진짜 스승이라 불러도 좋겠다.
"엉덩이를 남에게 맡길 때가 가장 두렵다"라는 고백이 유난히 오래 남는다.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순간.
그 무력함.
그래서 더 운동을 하게 된다.
멋을 위해서도, 자신감을 위해서도 아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의 손에 기대고 싶지 위해서다.
스스로 일어나고,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
그 다짐이 오늘의 땀방울을 만든다.
뭐 그렇다고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모리 교수는 살아 있을 때 자신의 장례식을 연다.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직접 듣는다.
듣지도 못할 말을 미리 듣겠다는 발상.
두려움을 삶으로 끌어당겨 해소하는 방식.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친다.
남겨질 아들에게 부담을 남기기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먼저 만나 웃으며 인사하는 것.
어차피 다시 만날 거라 믿는다면
잠시의 이별일 뿐이라고 말하며 말이다.
그러다 문득 슬퍼진다.
죽음은 여전히 두렵다.
부모님을 일찍 떠나보낸 기억 때문인지,
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 때문인지.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지금부터 마음을 연습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닐까.
두려움이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그 두려움을 바라보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으니까.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자.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조용히 다짐해 본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