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의 단편들을 다시 읽으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히 읽었던 책이 아니라 내 삶의 많은 생각들이 이미 이 안에서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내가 살면서 느끼고 실천해 왔던 것들이 이 책 안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내 생각이라고 믿고 살았는데, 가만히 돌아보니 그 뿌리가 이 책에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아주 오래전에 읽었다. 그리고 완전히 잊어버렸다. 읽었던 기억도 없었다.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면 읽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몇 년 전에 다시 읽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평소 삶의 모토라고 생각했던 말들이 이 책 안에 이미 다 들어 있었다.
아마도 나는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내 마음 깊은 곳에 그대로 저장해 두고 살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내 뇌의 깊은 어딘가에서 조용히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있다>를 통해 주변의 이웃을 돕는 것이 하나님께 하는 것과 같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길을 지나가다 곤란해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준 적도 있다.
<두 노인>을 통해서는 행위로 보이는 믿음보다 내 중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겉으로 드러나는 신앙보다 내 마음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반에 불길을 잡지 못하면 끌 수 없다>를 통해서는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작은 욕심 때문에 큰 것을 잃을 필요는 없다.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참는 것이 결국 더 낫다. 그때 내 마음속에 하나의 개념이 생겼다. 인생은 부메랑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던진 것이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바보 이반>을 통해서는 누가 바보이고 누가 똑똑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결국 가장 단단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성경에 나오는 말씀도 떠올랐다.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 말씀이다.
그리고 또 하나 깊이 남은 이야기가 있다. <세가지 질문>이다.
이 이야기는 세 가지 질문으로 시작된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톨스토이는 그 답을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 기억하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라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시간에만 우리는 자신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네.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그 사람인데,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라네. 우리는 오직 그것을 위해서만 살아가도록 보냄을 받았기 때문이라네."
이 문장을 읽으며 깨달았다. 우리는 늘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며 산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지금뿐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선을 행하는 것. 어쩌면 인생이라는 것도 그렇게 단순한 원리로 움직이는 것인지 모른다.
어디 그뿐인가.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를 통해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은 더 많이 가지려고 한다. 더 많은 땅을 원한다. 하지만 결국 사람이 죽을 때 필요한 땅은 겨우 두 미터 남짓한 무덤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돌아가신 엄마가 늘 하던 말이 있다. 욕심은 끝이 없다. 가져도 가져도 목마르다.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절대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그래서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라고 늘 말씀하셨다.
이제 조금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책을 읽는다고 인생이 바로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떤 문장들은 내 몸에 문신처럼 새겨지기도 한다. 그렇게 내 삶 속에 스며든 생각들이 어느 날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이제는 생각한다. 읽고 끝내지 말자. 내 삶 속에 체화되도록 기억하고 행동하자. 그러면 그것들이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아마 가속이 붙어서.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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