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피고 지면,

또다시 계절이 온다, 늘 그래왔듯이.

by krng

# 벚꽃놀이,


왜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걸까,

왜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걸까,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꽃을 보고 환히 웃는다,

저들은 나보다 몇 십번은 더 저 꽃을 많이 보았을텐데 그럼에도 왜 매년 꽃을 향해 미소짓는걸까,

꽃을 향한 애정과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은 끝이 없는걸까,

50주를 꼬박 기다려왔기 때문일까,

나도 저렇게 한 없이 늙음이 찾아올지라도 꽃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될까,

매년 보는 광경이지만 유독 더 궁금하다



# 김밥말이,


김밥을 싸는데 맛이 들렸다,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이런 재료들을 이렇게 넣고 싸는데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좀 두툼하고 가득차게 싸고 싶은데 그건 소심해서 못하는 것일까,

잘랐을 때 단면이 꽉차서 터질거 같았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 엄마는 왜 소풍날만 김밥을 싸줬을까,

번거로움 때문이었을까, 여러 재료들로 인한 가계 부담 때문이었을까,

부페에 가서 김밥에 손이 안 가는 나이가 된 지금, 문득 궁금해진다.



# 풋살,


군대에 있을 때 가장 하기 싫은게 억지로 축구하는 거였는데,

그런 내가 한 달에 한 번 친구들과 새벽에 풋살을 하려 한다,

그 때의 나는 축구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같이 하는 사람들과 중압감 때문이었나 보다.

잘 할 필요도 없고, 잘 보일 필요도 없고, 지극히 편한 사람들과 가벼운 아침 운동,

인생 참 모른다,



# 노동,


이 돈을 받는데 고작 이런 일을 한다고?

고작 이런 일을 하는데 이 돈이나 받는다고?

끊임 없는 혼란의 연속이다

끄적끄적 해주는걸 옮겨적는 일이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는걸까,

끄적끄적 하는거와 내가 끼적끼적하는게 얼마나 결과적으로 다른걸까,

결국,

노동이란 무엇일까,

난 무얼하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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