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한 달 여행기/고속도로를 벗어나지 마시오!

by 오순이

8월 1일 날이 밝아 뮌헨에서 크로아티아로 향했다. 평소같으면 뮌헨에서 오스트리아 잘쯔부르크까지 1시간이면 도착할 거리인데 이날은 세시간도 넘게 걸렸다. 아마 국경에서 코로나 검사결과지와 여행자 등록검사를 하고 있을지 몰랐다. 이 검사는 국경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는 것은 아니고 불신검문이다. 복불복이므로 운이 나쁘면 걸릴 수도 있다. 차는 더디게 가고 햇볕은 뜨겁고 오줌통은 조여오고. 이렇게 고생을 하면서도 고속도로에는 우리처럼 돈과 기를 쓰고 놀러가려는 차들로 발디딜틈 없이 꽉 차있었다.


라디오에서는 8월 1일부터 독일로 들어오는 모든 자동차, 비행기, 기차, 버스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불신검문시에 테스트 검사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새로 바뀐 코로나 방역지침에 대해 방송을 해댔다. 우린 한 달 후에 독일로 돌아올 것이므로, 그때는 또 코로나 방역대책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모르므로 이 뉴스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세시간 만에 지리한 정차구간에서 벗어나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었다. 오스트리아로 들어오고나니 좀 떨렸다. 코로나 방역과 관련하여 혹시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어서 여행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까 싶고. 우연히 슬로베니아를 검색하다가 슬로베니아가 목적지가 아닌 여행객이 지정된 여행경로를 벗어나 다른 곳을 여행할 경우 상당한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 이탈리아 비비오네에서 마스크를 착용을 깜빡한 채 산책을 하던 한 독일 가족 여행객들이(독일에선 야외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님) 경찰에게 걸려 2500유로의 벌금을 물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었다. 해외여행은 늘 국내여행보다 여러가지 변수를 생각해야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여행변수가 하나 더 생겼다.


뮌헨을 출발할때 주유를 하려다가 작년 이탈리아 휴가에서 돌아올 때의 기억을 떠올리고는 오스트리아네서 주유를 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의 기름값은 이웃나라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다. 모든 지역의 기름값이 싼 건 아니고 고속도로의 기름값은 아주 높은 수준으로 비싸다. 독일의 경유값은 리터당 1,48유로, 오스트리아의 경유값은 리터당 1, 23유로. 그리하여 인터넷 검색을 해서 고속도로에서 1 km정도 떨어진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기위해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벗어나자마자 한 무리의 검사원들이 우리 차를 세웠다.


어디 가십니까?


요 앞 JET 주유소에 갈 건데요.


JET 주유소가 목적지이십니까?


아니요. 목적지는 크로아티아 입니다.


그러면 고속도로를 벗어나선 안됩니다. 되돌아가세요.


이런 된장!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고속도로로 되돌아갔다. 뮌헨보다 훨씬 더 비싼 값을 내고 주유를 했지만 벌금을 안낸 게 어디냐.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곳곳에 뜻모를 전광 표지판이 보였는데 그게 바로 이 뜻이었구나...


고속도로를 벗어나지 마시오!


독일은 고속도로 이용료가 없는 반면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는 고속도로 이용료를 내야한다. 우리나라처럼 톨게이트에서 자신이 이용한 거리만큼 이용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래와 같이 이용날 만큼의 딱지(Vignet)를 주유소에서 사서 차 앞 유리창에 붙이면 된다. 최소 이용날은 오스트리아의 경우 10일, 슬로베니아의 경우 1주일이다. 1시간을 이용하더라도 최소 이용날 만큼의 딱지를 사야 하니, 이 나라를 지나만 가는 여행객에게는 많이 손해다.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는 그래도 양반이다. 스위스의 고속도로 이용딱지는 1년짜리 밖에 없다. 1시간만 고속도로를 이용하더라도 1년치 요금을 내야하니 거주자에겐 이득, 여행자에겐 손해다.


고속도로 이용 딱지의 가격은 아래와 같다.


스위스/ 1년짜리 38,50유로/ 4만 5천원 선

오스트리아/ 10일짜리 20 유로/2만 6천원 선

슬로베니아/ 1주일짜리 30유로/3만 9천원 선



초록색은 오스트리아 10일용 고속도로 Vignet. 하늘색은 슬로베니아 1주일용 Vignet.

어쨌든 우리는 여행경로를 벗어나지 마라는 경고대로 착실히 고속도로만 달려 크로아티아 국경에 도착했다. 크로아티아 국경에 가까워지자 슬로베니아 라디오 방송에선(영어방송이 있었음) 국경에서 검문으로 인하여 국경통과가 2시간이나 지체된다는 등의 안내방송을 해주었다. 8시간이나 달려와서 이제 크로아티아가 코앞인데 여기서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면 우리는 10시나 돼서야 호텔에 도착할 것이다. 이런 된장!


다행히 우리가 지났던 국경에선 시간보다 검문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크로아티아 국경에선 실지로 검문소가 있었고 모든 차량들을 대상으로 검문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리의 경우 여권만 보여주니 그냥 통과였다. 독일의 확진자 수가 적어서 그런지 모를 일이다. 우리가 네덜란드나 프랑스 여권을 가지고 있거나 차량 번호판을 가지고 있었다면 검문이 더 까다로웠을지도...


어쨌든 우리는 뮌헨에서 8시간이나 달려 우리의 숙소가 있는 크로아티아 우막에 도착했고 극성스런 모기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채변봉투 사건이 생각나는 목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