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확률

라이프노블 #002

by 우생

궁금했다.


‘출근할 때 탄 버스를 퇴근할 때 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출근길 버스.


앉은 자리 앞 광고 커버 안에 포스트잇을 붙여두었다. 옆에 앉은 젊은 여자가 힐끗거렸지만 모른척했다.




퇴근길.


같은 번호의 버스에 탔다. 운이 따르는지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공연히 두근거렸다. 커버 안으로 손을 넣었다.


없었다.


실망하진 않았다. 그리고 포스트잇을 까맣게 잊었다.


bus-1209153_1280.jpg


포스트잇이 생각난 건 2주쯤 뒤였다.


커버 안을 살폈다.


있었다!


놀라운 건 포스트잇에 내가 끼적인 메모 말고 다른 이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 …우연의 확률은?


내 메모에 대한 답은 이랬다.


- 0109383****


이거 혹시 휴대폰번호?


글씨체가 앙증맞다. 설마 그때 그 젊은 여자인가?


두근두근.


전화를 해볼까?


하지만 메모를 다시 한 번 살핀 뒤 그러지 않기로 했다. 나는 휴대폰번호 아래 한 문장을 써넣고 포스트잇을 다시 붙였다.


- 점 희미하게 찍으면 죽는다. 계산은 고맙다. 이 0.109383**** 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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