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이름의 몫

by 올제

어린이집에 가면 개나리반, 진달래반, 해바라기반, 코스모스반이 있다. 오늘 다녀 온 장례식장에도 방마다 이름이 있다. 101호, 102호, 103호가 아니라 에덴방, 영생방, 영원방이다. 어린이집의 반 이름에 꽃들이 피어있고, 장례식장의 방이름에 불멸의 꿈이 서려 있다.


에덴이라고 하니 기독교에서 말하는 에덴동산이 떠오른다. 태초의 인간으로 돌아가 평화로운 이생을 보내라는 메시지를 읽는다. 영생, 영원이라고 하니 불교의 윤회사상이 떠오른다. 이번 생은 이렇게 떠나시니 다음 생에도 그 다음 생에도 무엇인가로 다시 태어나 영원한 삶을 이어가시라는 메시지가 읽힌다.


숫자가 아니라 이름이 붙여 지니 괜히 숙연해진다. 저마다 이름의 뜻을 따라 살았으면 좋겠다. 이름이 없는 물건에도 이름을 붙여 줄까 생각해 본다.


관찰일기를 쓰고 있는 나의 노트북에다 이름을 붙여 볼까? 안궁금, 보따리, 말랑이, 고오민, ... 에효! 이름 짓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누가 함부로 이름을 짓는가, 라는 작명소 간판의 질문이 다 이유가 있었다.


무엇인가에 이름을 지어주는 심정으로 세상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이름의 몫을 지키고 이름값을 하는 삶이란 게 얼마나 버거운 일인가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 RED신호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