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 관점

캄보디아 여행을 기억하며...(1)

by 올제

똔레샵 호수는 황토 빛 바다 같다. 메콩 강을 만나 바다로 흘러갈 테지만 지금 이 순간 이미 망망대해다. 강가 양쪽에 수상가옥들이 흘러간다. 나도 흐르고 크고 작은 잡념들도 함께 흘러간다. 집집마다 활짝 피어난 꽃들에게 소녀가 강물을 퍼서 물을 준다. 절경이다. 강가에 베란다가 있고 베란다에 꽃이 있고 꽃 같은 아이가 이 광활한 호수의 물을 넉넉하게 뿌려준다. 천장에는 해먹이 달려 있다. 해먹은 때로 홀로 때로 사람과 함께 너울거린다. 스프링이 어쩌고 나무 프레임이 어쩌고 하는 가구점의 설명이 무색한 분위기다.


배 안의 사람들은 황토 빛 강물에 한국어 문장을 띄워 보낸다. “아이고, 저 애들 불쌍해서 우짤꼬. 옷도 제대로 못 입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옳게 배우지도 못하고...”


옳게 배운다? 우리는 과연 옳게 배우고 있는가? 나를 포함한 우리들의 이러한 시선은 그곳 아이들의 또랑또랑한 눈동자에 무안해진다. 그곳 엄마들의 굽은 허리에 민망해진다. 그들의 집은 물 위에 떠 있고, 물 위에 떠 있는 그들의 집 위에 해먹이 떠 있고, 그 위에 그들의 몸이 떠 있고 마음이 떠 있고 여유가 떠 있는 듯하다.


‘충분하다’는 이럴 때 쓰는 말인가 한다. 그들은 옆을 돌아보지 않는다. 시선을 따라가 보니 한없는 강물과 더없이 맑은 하늘뿐이다. 그게 다다. 그거면 충분하다.


한편 배 위에 떠 있는 우리는 비교의 ‘습’을 버리지 못한다. 저 나이 때 아이들이 응당히 해야 할 일을 못하고 누려야 할 것을 못 누리고 있다는 한숨 섞인 비판이 황토 빛 강물보다 더 누렇다.


이런저런 생각이 강물에 풍덩 빠지려는 순간, 한 아이가 작은 배에서 낚싯대를 힘껏 던지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맑고 투명한 자부심이 강물처럼 벅차오른다.


아! 어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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