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


뭘 하는

고개 숙이고 있노라면

어린 목덜미가

사각사각 간지럼을 탔다


뭐였는지

고개 들어 돌아다보면

어린 손가락이

살금살금 간지럼을 태웠다


언제인지

기억을 거꾸로 헤엄쳐 가면

어린 눈동자가

한여름이라고 쓰고 있다


이맘때쯤엔

큰 네 몸에서 꼬리만 쏘옥

뽑아내 보슬보슬 간지럼을

주거니 받거니 해가 지는 줄 몰랐다


그게 이맘때쯤이었다는 것을

오늘의 달력을 보고서야

그게 이맘때쯤이었다는 것을

바람에 하늘거리며 살아 숨 쉬는 널 보고서야


알게 되어서 미안하구나

나는 아주 오래전,

너의 꼬리는 뽑아내도

아무렇지가 않은 줄 알았구나


네 어미가 네 몸통이

부는 바람에 아파할 것을

지는 해에 구슬피 울 것을

이제야 헤아릴 줄 알아 참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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