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20km
끝도 없이 굴러가는
생각의 고리,
휙휙 스쳐 지나는
우리 땅 우리 길에
마음의 독소를 빼앗긴다
수도승의 묵언수행이
이와 같을까
앞차에게도
나들목에게도
도로표지판에게도
무언의 표정이 있어
산속 고요한 정자 못지않다
목적지가 있어서
좋고
목적지가 없어서
좋다
자칫 갈림길을 놓칠까
쫄깃한 긴장일랑
겨울바람이 가져가 버렸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들 가는 것일까
저기 저 차 안에도
어느 긴 삶의 요동이 있을 테지
갈대 같은 핸들을 잡고
상상의 가부좌를 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