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팔배를 하던 날


칼바람이 등을 떠밀어

정신없이 가 닿은

어느 산사의 대웅전

삐걱이는 마룻바닥에

삐걱이는 마음을 내뱉는다


모든 일이 잘되게 해 주세요

모두가 건강하게 해 주세요

결코 힘들지 않게 해 주세요

뭐든... 다... 해 주세요

그러다 문득 다 잊어버렸다


백 번을 넘어서니

몸도 저절로

마음도 저절로

욕심도 저절로

다 굽히게 되었다


합장한 양손에는

감사의 눈물만

흥건히 고여 있었다

그것뿐이었다

그것을 깨치려고 다들

절을 하는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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