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Y의 고백

8월은 찜통 같은 더위라고 하지


그것도 스스로 여름을

누릴 수 있을 때 얘기지


이불을 몇 개나 덮어도 수술실은

8월의 더위가 무엇인지 잊었을 테야


바깥세상에서 친구의 아픔을 도려내는 그날을 버티며 생각해 보았어


왜 그랬을까

왜 고약한 병이 생겼을까

왜 하필 너였을까


그러다 밤을 꼴딱 새운 다음 거울 속의 내가

메아리처럼 자꾸만 말하고 있었던 거야


너의 슬픔이 그대로 엉켜서

멍이 들었구나

너의 슬픔이 고스란히 쌓여서

멍울이 되었구나

내가 널 위해 기도할게

내가 너의 슬픔을 가져갈게

너는 이제 더 이상 슬프지 마


너의 슬픔을 내가 왜 다 알고 있는 거냐고,

너는 내 기억력이 참 훌륭하다고 하지


나는 어떤 이의 슬픔은 하나도 알지 못해

그런 내가 너의 슬픔은 다 기억하지


기억은 특별한 관심인 거야


너는 특별한 사람이야

그게 너란 걸 알기 바라,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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