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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선 Jun 04. 2024

노후에 살아야 할 곳

새로운 주거문화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시니어들이 모여 사는 하우스, 단지, 아파트를 찾아다니며 소개하는 방송을 봤다. 집구조를  노인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하지 않게 특화되게  지었다. 혼자도 살 수 있고 부부가 함께 살 수도 있다. 입주보증금과 다달이 생활비를 내야 한다. 구내식당이 있어서 한 달에  60 끼는 의무적으로  먹어야 하니 밥을 안 해도 된다.

온천이 있고 수영장에 여러 가지 동호회도 많다. 의무실이 있어 응급처치도 되고 연계된 병원도 있다고  한다.

몆 시간 동안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체크도 해 준다니 혼자 있는 사람도 좋을 듯하다.

이걸 보던 아내가 우리도 가서 살자고 한다.

얼마 전부터 손가락이  아파 살림하는 걸 힘들어하더니 편해 보였나 보다. 사실 혼자 있어보면 밥 해 먹는데 많은 시간이  투자가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준비를 하고 먹고 치우면 곧 점심때가 된다. 그러니 사람에겐 먹고사는 게 큰일이다. 오죽하면 삼식이를 미워하고 그것 때문에 황혼이혼을 하기도 할까? 나도 삼식이가 안되려고 가끔 음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을 봐오고 준비를 하고 먹고 치우고 쓰레기 버리는 것까지 많은 일이 있다. 먹는 것만 해결된다면 그 여유시간을 나에게 투자할 수 있으니 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 게다가 청소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해 준다니 말해 뭘 하랴?

이런 곳이 점점 더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노후에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면 이곳 생활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된다면 마다 할 일이 아니다.

도시에 사는데 지쳐서 전원주택 짓고  시골로 내려갔다. 거기에서는 밥 해 먹는 것 외에도 할 일이 엄청 많았다. 모든 게 내 손이 가지 않으면 유지할 수가 없었다.

건강할 때는 견딜 수 있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고 몸이 아파지니 집이 짐이 되었다.

견디다 못해 팔고 나왔다. 요즘 이런저런 이유로 팔려는 전원주택은 셀 수가 없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전원생활을 꿈꾸며  각자에게 맞는 전원주택을 짓고 도시를 떠나갔지만 나이가 들고 힘에 부치니 팔고 다시  도시로 오려는데 도시의 집값은 그동안 엄청 올랐다. 또다시 닭장 같은 아파트에  간다는 것도 즐겁지는 않다.

이것에 대안이 시니어 하우스가 될 수밖에 없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시기가 되면서 또 다른 주거형태가 생겨났다. 몇 년 전부터 서울에서 시작되었지만 모집하자마자 만실이 되었고 대기도 길어서  들어가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그런데 지방도시  공기 좋은 데서 대단지로 값싸게 만든다니  희망적 일수 밖에 없다.

이제 대형건설사에서도 아파트를 지을게 아니라  이런 시니어 하우스단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점점 특화되어 가고 경쟁이 되어가면 나도 몇 년 후 이런 곳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갖고 있는 살림부터 줄어야 한다. 집이 넓지 않으니 버릴 것이 많아진다. 꼭 필요한 것만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많은 살림은 짐이 된다. 이곳에 있음 노인의 고독사 같은 걱정은 안 해도 되고 찾아오는 이가 없어도 친구도 만들 수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으니 외롭지 않고 좋다.  뭐든 장점만 있을 수 있으랴. 단점도 있다.

장점이 단점을 넘어선다면 그건 해볼 만한 거다.

아직은 건강하고 혼자서도 모든 걸 할 수 있으니 들어가야 할 생각은 안 하지만 혼자 거동할 수 없으면 입주가 어렵다니  건강할 때 입주를 해야 한다. 이런 걱정을 나 혼자만  하고 있는 걸까? 예전에는 경제적 여유 있는 사람들만 선택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지방에서도 좀 저렴하게 선택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기니 이건 이 시대의 새로운 주거문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노인인구는  점점 많아지는데  그 노인을 돌봐야 하는 사람은 점점 적어지니 한 곳에  모아놓고 한꺼번에 돌보는 것도 효과적이고 좋을 듯하다.

규칙적으로 균형 있는 식사도 하고 운동도 하고 레크리에이션 함께하고 건강체크도 한다. 이러면 노인들은 점점 더 건강하게 오래 살지 않을까 모르겠다.

먼저  경제적 여건이 문제지만ᆢ

젊은 사람들도 이제는 어떻게 노후대비를 해야 할지 생각해 볼 일이다.

경제적인 여유 없이 오래 산다는 게 과연 축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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