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에 첫눈에 반하다
밀양에
첫눈에 반하다
'밀양'이라는 도시에 대해 아는 거라곤 영화 '밀양'과 제철에 주문해서 먹었던 '밀양 얼음골 사과'정도였다. 여름휴가는 그나마 가까운 강원도로 가다 보니 경상남도까지 내려 올 기회가 없었다. 경주 다음 여행지로 밀양을 정해놓고 어떤 곳일지 궁금했다. 숙소 체크 아웃하고 경주 홈더하기에서 장을 보고 바로 밀양으로 향했다.
밀양에서 첫 일정은 부산집에서 점심식사였다. 밀양 얼음골의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산 중턱에 부산집이 있다. 어떻게들 알고 오시는지 이른 점심이었는데 사람이 꽤 많았다. 부산집 명당인 야외 자리는 만석이었는데 운 좋게 식사하고 나가시는 분이 계셔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얼음골 케이블카가 보이는 마운틴 뷰에다가 야외 테이블이 있는 식당은 처음이었는데 공기도 맑고 느낌이 좋았다.
부산집
위치 :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산 16-3
메뉴 : 잔치국수 (5,000원), 도토리묵 (12,000원), 해물파전 (12,000원) 등등
잔치국수와 도토리묵을 주문해서 었는데 아이들도 잘 먹었고 잔치국수는 뭐.. 일반적인 국수 맛이었는데 도토리묵은 새콤하니 맛있었다. 야외 테이블에서 먹고 있다 소나기가 내려 잠시 식당 건물 안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비 내리는 부산집 풍경도 예뻤다. 산 중턱에 있는 식당이다보니 불편한 점도 있지만 다시 가고싶은 식당 중 하나이다.
부산집에서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호박소 계곡으로 갔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계곡으로 내려가니 오~ 계곡 물이 맑고 좋아 보였다. 전국 여행 다니기 전 삼막사 계곡, 서울랜드 캠핑장 계곡에 갔을 땐 물이 많이 없었는데 밀양 호박소 계곡은 물도 많은 데다 얕은 물도 있고 깊은 물도 있고 아이들이 놀기 좋았다. 유명한 호박소 폭포까지 올라가 보진 못했지만 호박소 계곡에서 물놀이했던 것만으로 충분했다. 밀양 얼음골은 3월 초순경에 얼음이 얼기 시작하여 7월 중순까지 유지된다고 하니 계곡에서 놀 땐 계곡물이 차가워 한낮 더위도 잊힌다.
호박소 계곡
위치 :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산 10-1
호박소 계곡에서 물놀이를 마치고 도로변에 있는 사과 가게에서 초록 사과도 사고 캠핑장으로 이동했다. 밀양이 영남 알프스 맞네 맞아. 캠핑장 뷰가 정말 멋졌다. 전국 여행 3번째 캠핑장이라 그런지 남편과 나는 손발이 척척 맞아 빠르게 텐트 세팅을 끝냈다. 밀양에 도착해서 점심 먹고 계곡에서 놀고 캠핑장 와서 저녁 먹었더니 하루가 끝났다. 밀양의 첫 느낌 정말 좋다. 왜 경상도 사람들이 밀양으로 여름휴가를 오는지 알겠다.
캠핑장에서 꿀잠 자고 일어나 아침 먹고 표충사 우리아이 마음숲놀이터로 향했다. 평일이라 예약 없이 갔고 입구에서 발열체크, 손 소독 후 안심 스티커도 붙여주셨다. 평소에도 놀이터 투어 하는 걸 좋아하는데 우리아이 마음숲놀이터는 모험놀이터인 데다 주변 풍경이 정말 멋지다. 모험놀이터는 일반 놀이터보다 위험해 보일 순 있지만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흥미진진한 곳이다.
표충사 우리아이 마음숲놀이터
위치 :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운영시간 : 오전 10시 ~ 오후 5시 (입장료 없음)
평일 이용 : 예약 없이 이용 가능
주말 및 공휴일 이용 : 밀양시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 후 입장
8살 1호는 스스로 꼭대기까지 올라가 미끄럼틀을 슝~ 타고 내려오고 6살 2호 동생이 무서워하니 동생을 도와 함께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아이들 모두 정말 뿌듯해했다. 밝은 얼굴로 자유롭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놀이터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표충사 계곡도 있다.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물놀이까지 할 수 있다니! 표충사 계곡 물이 얕아 보여 발만 담그려고 했었는데 4살 3호는 이미 계곡물에 온 몸을 담그고 뒹굴기까지 했다. 여벌 옷도 없어 난감했지만 신나게 노는 모습에 그러려니 했다.
표충사에서 실컷 놀고 점심 먹으러 인골산장으로 갔다. 한적한 산골 마을에 위치한 인골 산장.. 올라가는 길이 조금 험하긴 하지만 사과밭 뷰며 야외 테이블이며 철판이며 딱 내 스타일이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하고 밀양에서 유명한 SNS 핫플은 다 다녀봤다. 사람들이 왜 많이 가는지 알겠다는! 테이블이며 의자며 아이들이 있기 불편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웬걸 잘 있었고 오리고기가 맛있다며 잘 먹었다.
오리 고기도 볶음밥도 맛있어서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철판에서 대나무 뒤적이는 설정샷 찍으려고 계속 뒤적댔더니 사장님께서 많이 휘젓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고 ㅎ 식사가 거의 끝날 때쯤 인골산장 사장님께서 우리에게 더운데 아이들 데리고 밥 먹느라 욕봤다고.. 그 말씀이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 친절하시고 인자하신 모습에 더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다.
인골산장
위치 :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인곡길 150
오리 50,000원, 닭 55,000원
인골 산장에서 식사 마치고 캠핑장으로 돌아와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 시원함, 행복함을 느끼게 해 준 밀양.. 밀양을 떠나는 게 정말 아쉬웠다.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로 꼭 다시 밀양에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