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순의 손편지[276]
손편지 182회에 소개한 일본 ‘경영의 신(神)’으로 불리는 교세라 그룹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 쓴 책 두 권이 2021년 봄 연이어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연말에 두 권을 읽었습니다. '2021 독서 리스트'에 올리고도 미뤘다가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를 듣고서 서둘러 읽은 책입니다.
<왜 일하는가>. <왜 리더인가>.
그의 60년 경영 인생을 반추한 두 권 책에는 경영서적 답지 않게 혁신,
효율, 기술 등을 강조하지 않고 ‘마음’을 앞세운 점이 흥미롭습니다.
사업의 크기는 곧 마음의 크기라고 생각한, 그의 혜안이 돋보입니다.
두 책은 각기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왜 일하는가>가 매일
아침 힘겹게 일어나 일터에 나가야 하는 이유를 치열하게 되묻는다면,
<왜 리더인가>는 리더가 갖춰야 할 ‘힘’으로 마음을 다루었습니다.
일하는 것도 일종의 자기 수양입니다. 일에 전념하는 자세로 인격을
연마할 수 있기에, 인생의 깊이와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보았지요.
반성하고 돌아보는 자세가 겸허한 사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천직’이란 것이 따로 존재할까? 이 물음에 답합니다. 천직은 우연히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해야 만들어지는 것임을 60년 기업
경영을 통해 터득했답니다. 이에 대한 태도는 단호합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다는 이유로 쉽게 직업을 바꾸고
오랜 시간 헤매는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어떤 일이든 일에서 중요한
것은 선호의 문제이기 전에 집중과 몰입의 문제입니다.
무슨 일이든 몰입하고 집중하면 추진력이 생기고 성과도 좋아지는 법.
그러면 주위의 인정을 받게 되고 그러한 인정은 일을 더 좋아지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인생이든 사업이든 내가 하는 일이 즐거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하는 일이 좋아지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인간은 기쁨을 느낄 때 새로운 에너지와 용기를 얻으니까요. 자신이
하는 일에서 크든 작든 만족과 성취를 느끼며 감동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작은 성취에 감동하며 얻는 기쁨은
경험한 사람만이 아는 쾌감이자
기상입니다.
이를 터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시를 받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적극적인 사람이 되라고 권합니다. 이 세상에 지시받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테니까요.
지시받는 것이 싫으면 지시 전에 알아서 움직이는 것이 상책입니다.
‘수동적으로 일하지 말라’라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수동적인 일은
일을 재미없게 만들고 실증을 일으켜 결국 떠나게 만드니까요.
능동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러면
자연 생각하며 일하게 되고 생각하는 사고는 창의적 사람을 만듭니다.
회사나 조직을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힘을 보태는 사람이 됩니다.
무엇을 꿈꾸는가? 높은 꿈과 소망은 인간과 조직을 발전시키는 최고의
동력입니다. 가슴에 높은 꿈을 품고 계속 외치고 다짐하세요. 어느새
목표가 당연하게 내 것이 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꿈은 간절할수록 실현에 가까워집니다. 마음이 간절하면 행동도 따라
갑니다.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간절함을 앞세우세요.
목표를 이루려면 간절한 바람이 의식에 짙게 깔려야 합니다.
간절한 바람이 미칠 정도로 일에 몰두시킬 것입니다.
그는 세 가지에 방점을 찍었어요. 굳게 다짐하라. 스스로를 믿어라,
그리고 몰입하라. 한때 불교에 귀의했던 탓인지 평범한 곳에서, 때로는
엉뚱한 곳에서 비범함을 찾습니다.
삶이든 기업이든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는
것도 독특합니다. 이를 타력(他力)이라 했습니다. 인생도, 사업도 원리는
하나. 선하게 영위하는 것. ‘타력’ ‘선한 동기’ ‘겸허’입니다.
내가 행한 생각과 행동이 훗날 내게로 되돌아온다는 것에도 믿음을
지닙니다. 악하게 행하면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남에게 준 상처가
내게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선하게 영위하라는 것입니다.
지방의 작은 업체를 ‘세계 100대 기업’으로 키운 자수성가 사업가이자
부도 직전의 일본항공을 맡아 2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킨, 리더의
정수를 보여준 일본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그는 리더의 고초를 털어놓았죠. “27세에 교세라를 창업했지만 제품을
찾아주는 거래처는커녕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직원들 임금을
주려고 하루 12시간 뛰어다니며 머릴 조아려도 돌아오는 건 냉소뿐.”
또 그에게서 리더의 고통을 들어요. “나는 언제쯤 떳떳한 사장이 될 수
있을까? 직원들로부터 돌아오는 냉소와 리더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매출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라는 아픔을….
이것이 리더의 눈물입니다. 90세인 그는 지금도 매일 거울을 바라보며
‘어리석은 놈!’ “무례한 놈!”이라고 꾸짖습니다. 그리고 ‘신이시여,
죄송합니다.’ 용서를 구하고 자신을 성찰합니다.
사람이 믿고 사는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구하는 목표는 하나입니다.
맑은 영혼으로 내세에 들어가는 것. 이를 준비하는 것이 인생일 테고
그 과정에서 기업도 영위되는 것이 아닐까.
-소설가/ daumcafe 이관순의 손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