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 영수 집/미영 집 근처
탁자에 놓인 스마트 폰 앞을 서성이는 영수.
몇 번이나 스마트 폰을 들었다 놓는다.
무슨 고민이 있는 듯한 모습.
망설이다 스마트 폰을 들고 번호를 누른다.
영수 여보세요? 미영 씨? 귀가하셨어요?
미영 (걸어가면서 통화) 네, 거의 다 왔어요.
영수 아, 네! 조심히 가세요.
미영 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전화하셨어요?
영수 아뇨, 고맙다는 말 하려고 전화했어요. 미영 씨 덕분에 병원에 있는 시간이 전혀 적적하지 않았어요. 미영 씨 만날 생각에.
미영 (걷는 속도가 느려진다) 아, 네.
영수 오늘도 제 집까지 와 주시고, 정말 고마웠습니다.
미영 네, 퇴원은 하셨지만, 완치된 건 아니니 몸조리 잘하세요.
영수 네, 고맙습니다.
미영 네, 그럼 쉬세요.
영수 저기, 미영 씨.
미영 네!
영수 혹시 주말에 시간 되세요? 시간 되시면 제가 밥 살까 하는데.
미영 주말에요?
영수 네.
미영 (걸음이 좀 더 느려진다) 어~~~ 잠깐만요~~~~~~ 네! 될 것 같아요.
영수 (됐다는 행동) 아, 네. 그럼 뭐 좋아하시는지?
미영 다 좋아해요.
영수 아, 그럼 오마카세 어떠세요?
미영 (자리에 서서) 그것 비싼데요.
영수 아뇨, 괜찮아요. 제가 고마워서 쏘는 거니까. 전혀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미영 아, 네!
영수 제가 시간과 장소 정해서 다시 알려드릴게요.
미영 네. 알겠습니다.
영수 네, 그럼 잘 들어가세요.
미영 네. 쉬세요. (다시 걷기 시작한다)
영수 (조심스럽게 전화기를 끊는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집 안을 활보한다) 됐어! 됐어! 오케이!
#274 리조트 앞 (저녁)
입구 앞에서 선아를 기다리고 있는 경호.
잠시 후 선아가 나온다.
선아 미안. 늦었지? 오래 기다렸어?
경호 아니. 나도 금방 왔어. 그럼 갈까?
선아 어.
경호가 앞장서서 걷는다. 선아가 뒤를 따라간다.
경호는 가면서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선아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한다.
#275 해안가
경사진 바위산을 올라가는 두 사람.
경호가 먼저 올라가서 밑에 있는 선아에게 손을 내민다.
선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경호의 손을 잡고 올라간다.
바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두 사람.
선아 좋다!
경호 좋지?
선아 응. 이런 데가 있었네! 자주 와봤어?
경호 어, 가끔~~~~~~어 근데, 여자랑은 네가 처음이야.
선아 너도 참. 내가 언제 물어봤니? 네가 여자랑 오든 누구랑 오든 난 그런 거 관심 없거든! 착각하고 있어.
경호 (살짝 풀 죽은) 어, 그래.
선아 바다를 보니까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아 좋다.
경호 그렇지!
선아 어, 이런 좋은 경치 보여줘서 고마워.
경호 고맙긴.
선아 (말없이 바다를 바라본다)
경호 (선아를 바라본다) 선아야.
선아 어, 왜?
경호 요즘 왜 나한테 잘해줘?
선아 어? 그게 무슨 말이야?
경호 아니, 너 전에는 이렇게 살갑지 않았잖아. 그런데 여기 온 뒤로 나한테 좀 잘해주는 것 같아서.
선아 뭐,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아니냐 뭐 그런 거 묻는 거니?
경호 아니, 그거 아닌 건 알지. 근데, 얼마 전까지는 지금처럼 살갑지 않았는데, 요 며칠 새 네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아서 무슨 일인가 해서.
선아 네가 그렇게 느꼈다니 미안하네. 그냥, 문득 내가 그동안 너한테 못 되게 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도 참 귀한 집 자식인데, 내가 이래도 되나 싶었거든.
경호 (끄덕이며) 아, 그래.
선아 그래서 그런 거니까, 괜히 김칫국 마시지 마라.
경호 아, 안 그래. 걱정 마.
선아 (경호를 빤히 본다)
경호 (얼굴을 만지며) 왜? 그렇게 봐?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선아 아니, 그건 아니고. 너 보기와 달리 운동 좀 하나 봐.
경호 아, 그거. 내가 어렸을 때 몸이 약했거든. 그래서 아버지가 여러 운동을 시키셨어. 태권도는 기본이고, 수영, 검도 웨이트 트레이닝. 이것저것.
선아 아, 그랬구나! 난 그냥 너 책상물림인 줄만 알았거든. 너 눈도 나쁘잖아.
경호 (뿔테 안경을 벗었다 다시 쓴다) 어, 그렇지.
선아 그동안 너 괄시해서 미안해.
경호 아냐, 괜찮아.
선아 뭐가 괜찮아. 야, 아닌 건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 못 하니? 난 착하기만 한 남자 정말 별로야.
경호 어? 그래?
선아 이것 봐! 네가 항상 그렇게 말하니까 나만 나쁜 사람 되잖아. 됐어, 나 그만 갈래. (자리에서 일어나 먼지를 턴다)
경호 (따라 일어난다) 선아야, 같이 가.
선아 됐어, 따라오지 마. (앞서 걸어간다)
걸어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선아를 경호가 얼른 붙잡는다.
선아 앞에 뾰족한 돌이 보인다.
본의 아니게 선아의 밑가슴을 오른팔로 감싼 경호.
놀란 두 사람.
선아 (쑥스러워 옷매무새를 매만진다)
경호 (양팔을 등 뒤로) 선아야 괜찮아? 다치지 않았어?
선아 어, 괜찮아.~~~~~~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다쳤을 거야. 운동해서 그런가? 너 생각보다 날렵하다.
경호 어, 그래?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조심해. 선아야.
선아 어, 그래 알았어. 가자 그만.
숙소로 향하는 두 사람.
#276 리조트 로비
민철과 인아가 작은 가방을 들고 걸어간다.
선아 언니?
부르는 소리에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보는 선아.
민철은 인아의 행동을 보고 뒤늦게 돌아본다.
인아 선아야!
선아 언니를 여기서 보네. (민철을 보고) 어, 형부!
민철 어, 처제!
선아 여긴 언제 왔어요?
인아 우린 이틀 됐지. 너는?
선아 나도.
민철 언제 올라가? 우린 오늘 올라가는데.
선아 저는 내일이요.
인아 너는 여기 무슨 일로 온 건데?
선아 과 MT
인아 아, 그래!
선아 언니는 형부랑 1박 2일로 여행 온 거야?
인아 아니 2박 3일이지. 하루는 다른 곳에 있다가 어제 왔어.
선아 아, 그래! 지금은 어디 가는데?
인아 수영장.
민철 그리고 바다 보고 올라갈 거야.
인아 널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야, 정말 세상 좁다.
선아 그러니까. 언니랑 형부를 여기서 보네.
인아 선아야.
선아 어? 언니 왜?
인아 아, 아니야. 아무것도.
선아 뭐야 왜 말을 하려다 말아.
인아 아니야, 집에 가서 말해줄게.
선아 알았어. 나는 그만 가봐야 해. 언니 집에 가서 봐. 형부. 언니랑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민철 어, 고마워 처제. 그럼 잘 놀다 와.
선아 네. 그럼 나 갈게 집에서 봐. (손을 흔들며 간다)
인아 어, 그래. (선아가 멀어진 뒤 민철을 보고) 선아를 여기서 볼 줄 몰랐어요.
민철 그러게. 세상 진짜 좁다. 가자.
#277 온천풀
인아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민철.
잠시 후 인아가 온천풀로 들어온다.
가운을 입었고, 양팔로 허리를 둘렀다.
민철 왜 그러고 나와?
인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움직이지는 않고 먹기만 하니까 살이 부쩍 늘었어요.
민철 난 괜찮아. 신경 안 써도 돼.
인아 살찐 게 원래 제 모습이 아니니까 그러죠. 저 원래 이렇게 뚱뚱하지 않은데.
민철 아니, 인아가 어디가 뚱뚱하다는 거야. 날씬하기만 하고만.
인아 숨 참고 있어서 그래요. 오빠는 가서 자리 맡고 있어요. 제가 마실 것만 사서 갈 테니까.
민철 그래 알았어. 얼른 와.
인아 네. (카페로 걸어가는 인아)
#278 같은 장소
민철이 베드에 앉아 있는데, 여성 한 명이 다가온다.
한 손에는 병을 들고 있다.
여성 저기.
민철 (여자를 보고) 네.
여성 실례가 안 된다면 부탁을 해도 될까요?
민철 네? 무슨 일이시죠?
여성 제가 팔이 안 닿아서 그러는데, 등에 오일 좀 발라주실래요? (오일병을 내민다)
민철 어, 어. 저기 죄송한데, 제가 여자 친구랑 와서 안 되겠는데요.
여성 (병을 거두며) 아, 그러세요. 네, 그럼 잘 알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간다)
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인아. 민철에게 다가간다. 양손에는 음료를 들고 있다.
인아 오빠!
민철 어, 인아 왔어!
인아 방금 전 저 여자가 오빠에게 뭐라고 하고 간 거예요?
민철 어? 아냐 아무것도.
인아 아니,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던데. 뭐라고 했냐고요.
민철 아니, 그냥 부탁이 있다고.
인아 무슨 부탁이요?
민철 자기 등에 오일 좀 발라달라고.
인아 네? 등에 오일을 발라달라고 했다고요?
민철 어, 어!
인아 (컵을 탁자 위에 탁하고 내려놓는다) 아, 나 열받네. 아니, 감히 누구한테 오일을 발라달라고. 남의 남자한테 꼬리를 쳐.
여자가 사라진 방향으로 가려는 걸 민철이 잡는다.
민철 인아가 참아. 인아랑 온 줄 몰라서 그런 걸 거야.
인아 (민철이 말려 베드에 앉는다) 아이 진짜.
민철 (인아가 사 온 음료를 마신다)와, 이것 맛있다. 인아도 마셔봐. (남은 하나를 인아에게 건넨다)
인아 (민철이 건네주는 걸 마시다가 다시 일어난다) 아니, 감히 남의 남자한테 등에 오일을 발라달라고.
민철 (일어서려는 인아를 붙잡는다) 맘이 넓은 인아가 참아
인아 (민철을 보고) 오빠는 호응하지 않았죠?
민철 당연하지.
인아 이런, 남자 친구 외모가 좋으니 여자들이 달라붙어 문제네. (민철을 본다)
민철 (듣기 좋은 말이지만 마냥 좋을 수 없는 표정) 으흠! 어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