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좀 지나서 메니에르가 생겼습니다. 메니에르는 귀에 생기는 난치병으로 난청, 귀 먹먹함, 어지럼증, 이명의 증상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이명이 있습니다. 왼쪽 귀는 거의 들리지 않고, 들리더라도 음절이 깨진 기계음으로 들리죠.
어제부터 아직 청력이 살아있는 오른쪽 귀에 보청기를 착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청기 착용 적응 기간이죠. 보청기를 통해 들으면 작은 귓구멍으로 하나의 커다란 세계가 흡입되는 느낌입니다. 양변기에 소변을 보면 귓구멍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
주께서 하시는 일이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 시편 139편 14절 -
보청기를 착용하고 한 가지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신체의 오묘함입니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모든 소리가 여과 없이 다 들립니다. 불필요한 여러 소음과 잡음이 거름망을 거치지 않고 전부 들리죠. 그래서 피로감을 느낀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인간의 귀는 그렇지 않죠. 불필요한 소리는 들리지 않고, 소음 중에도 들어야 하는 소리는 기가 막히게 들립니다.
눈도 마찬가지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수정체는 실핏줄들이 많습니다. 놀라운 점은 빛이 수정체를 투과해 망막에 맺혀도 실핏줄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왜 이런 병이 생겨서 나를 괴롭히나 싶다가도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디냐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한의사 민예은 님은 [이명 난청 완치 설명서]에서 그런 질병은 당신이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니 너무 낙심하지 말라는 의미의 말을 합니다.
특히 귀는 인간의 신체 기관 중에서 가장 민감합니다. 여러분의 몸이 약해지면 귀가 가장 먼저 반응을 할 겁니다. 이명 같은 귀에 생기는 질병이 대표적이죠.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저같이 나이와 상관없이 귀에 생기는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보청기와 친해져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