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신경과학 연구팀은 “짧은 디지털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긴 호흡의 텍스트 정보 처리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긴 텍스트를 읽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시대에 어릴 적부터 책과 친숙한 환경에서 자란 『10대의 독서』의 저자 류지후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읽고 쓰며 쌓아 온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문학에서 역사에 이르기까지 56편의 책을 읽고 ‘어떤 삶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답해 온 진정한 갈망의 기록이자 청년의 독서 일지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저자의 미래와 삶의 방향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반성과 성찰, 되돌리고 싶은 마음의 고민들이 글 곳곳에서 부드러운 시선으로 묻어난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저자의 간절함은 책을 읽는 태도와 삶의 자세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독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할 만큼 그는 책을 제대로 읽어낸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스스로 다짐하고 실천하려는 마음이 차분하게 자신의 심정을 드러낸다. 때로는 어려운 철학책을 일상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태도 앞에서 말문이 막히기도 했다. 내가 미처 끌어올리지 못한 책 속 힘 있는 문장들의 결이 그의 글과 겹칠 때마다 놀라움이 남았다.
니체의 ‘진리 자체를 의심하라’는 사유를 자신에게로 가져와 여러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의지는 이 책이 단순한 독서를 위한 책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에머슨의 ‘자기신뢰’처럼 자기 세계가 분명하고 단단한 그의 모습은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 책 속에서 던지는 질문을 통해 사고의 범위를 확장하는 습관은 때로 독자인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삶에 적용해 보려는 자세와 태도, 질문과 의문까지도 그냥 지나침 없이 충실히 써 내려간 생각들은 읽는 이에게 편안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흔들릴 때 기대고 싶은 스승이자 친구처럼 느껴졌다. 자기 자신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은 철학자 데카르트의 삶과 겹쳐 보이기도 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를 머리로만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삶으로 실천하려는 의지가 분명하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다시 묻게 되었다. 『10대의 독서』는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소중한 지침서이자 분명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자유와 정의, 역사 속 지혜와 관점을 다룬 책들을 통해 오늘의 정치와 경제, 지도자를 바라보는 저자의 따끔한 충고와 경고가 인상 깊게 다가오기도 했다.
‘독서는 세계를 확장하는 행위’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더 많은 청소년들에게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선배의 자리에서 조용히 건네는 따뜻한 책 여행으로, 청소년에게 오래도록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