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 선생, 지한구』를 발견한 곳은 어느 시골 도서관이다. 가끔 들르는 그 도서관에서 수많은 신간들 사이, 책 제목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부제였다. “그리고 오래도록 이웃으로 살아가는 학생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이웃으로 살아가는 학생들 속에서 나는 과연 어떤 인연으로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가.
학생 한 명 한 명의 삶 속에는 얼마나 고단한 사연이 담겨 있을까. 이 어려운 세상을 그들은 어떻게 헤쳐 나가고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걱정이 앞섰다. 내가 아직도 비현실의 공간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의심이 들 만큼, 그들의 방황과 갈등, 반항과 형편은 아련하면서도 선명한 진실로 다가왔다.
공고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문제아’, ‘꼴통’이라는 편견이 덧씌워지지만, 학교가 믿음을 건네는 순간 아이들은 달라진다. 그 마음을 보듬어주는 선생님과 학교, 그리고 친구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방 사립 공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지 선생의 따뜻한 품성은 깊은 울림을 준다. 쉽지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 기울이고, 누구 하나 뒤처지지 않도록 품어내는 그의 문장 속으로 나는 자연스레 스며들 수밖에 없었다.
교수나 의사, 판검사가 아니어도 좋다. 서로의 삶을 지탱하고 지켜주는 이웃이 있다면 사회는 그렇게 굴러간다. 차별받지 않는 인간적인 삶의 자리에는 오래된 이웃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따뜻한 믿음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그런 믿음들이 모여 결국 세상을 바꾼다는 것임을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