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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Jun 03. 2021

‘양손잡이 읽기 뇌’를 가진 성장하는 독자로

디지털 독서는 간단한 조작으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매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독서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도구는 종이책이다. 종이책에 익숙한 독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종이책과의 연계 등 디지털환경에서의 다양한 독서 방법과 효과를 함께 고민하고 적용해 나가야 한다.
『2015 한국출판연감』의 통계에 따르면 전자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 ‘전자책에 관심이 없어서’(21.6%), ‘전자책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18.9%),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독서에 관심이 없어서’(17.9%) 등을 꼽았고, 전자책을 읽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종이책처럼 눈이 편안해야 한다’(30.4%)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전자책에 대한 경험, 지식, 교육이 필요하다’(19.9%), ‘전자책 이용 방법이 간편해져야 한다’(15.8%) 순이었다.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전자책에 아직 관심이 없거나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것은 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서 종이책 이용률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전자책 이용률의 경우 성인 16.5%, 학생 37.2%로, 2017년 결과보다 각각 2.4%p, 7.4%p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결과가 단순히 전자책에 대한 호기심으로 끝나선 안 된다. 책의 미래는 지속 가능하되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넓은 의미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함양하고 독서수준 격차 해소 등 장벽을 없애는 한편, 개인 단위에서는 독서환경에 맞는 맞춤형 매체를 찾아 독서의 즐거움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종이책을 읽든 전자책을 읽든 독자에게 맞는 공간에서 ‘책을 읽는 그 자체’가 즐겁고 편안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독서 시대에 종이책을 조화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필자의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마트기기와 e북 리더기 사용을 위한 디지털 활용능력 교육을 할 생애 첫 도서관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사서 선생님이 기기의 사용법과 활용법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동네 도서관도 e북 리더기를 대여해 주거나 활용하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때와 장소에 따라 종이책과 전자책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여행이나 출퇴근할 때는 e북 리더기를 활용하면 좋다. 이동하는 동안 여러 책을 한 기기에 담아 읽을 수 있는 등 휴대가 간편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종이책의 경우는 도서관에서나 잠들기 전 편안한 자세로 집중하며 읽기가 가능하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활용한 후 종이책과 연결하는 것은 독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계기를 만들어준다.


셋째, 디지털 리터러시와 저작권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디지털화로 가는 세상에서는 「저작권법」을 필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나가야 한다. 또한 동네 도서관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맞춤형 독서를 지원하고 전자책, 오디오북 등 디지털환경에 최적화된 독서기반 조성 및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인지 신경학자 매리언 울프는 자신이 쓴 『다시, 책으로』에서 인쇄기반 읽기와 디지털기반 읽기 능력을 모두 갖춘 ‘양손잡이 읽기 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종이책과 디지털 독서를 함께 이용하는 독서경험이 많을수록 폭넓고 풍부한 독서 성장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종이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디지털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독서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도서관, 가정에서 종이책 읽기와 디지털 독서를 결합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디지털환경에서의 독서경험은 독자를 ‘성장’하게 만든다. 모든 것이 빨리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는 새로운 일상에 최적화된 독서와 그에 적응하려는 ‘성장하는 독자’를 원하고 있다.



나라경제 6월에 실린 글

https://eiec.kdi.re.kr/publish/naraView.do?fcode=00002000040000100021&cidx=13369&sel_year=2021&sel_month=06&pp=20&p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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